11일 금융권은 '삼성페이'가 금융당국이 올해 초 목표로 삼았던 핀테크의 활성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IC카드 단말기 전환 정책과 갤럭시S6에서만 사용가능한 환경이 변수로 작용해 파급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적을 수는 있지만 '삼성페이'가 국내 핀테크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 금융당국·여신금융협회, IC카드 단말기 전환 계획에 NFC 방식 추가 검토
금융당국은 앞서 카드정보 유출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오는 2018년까지 국내 모든 카드 단말기를 마그네틱(MS)단말기에서 IC카드 단말기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
신용카드사들이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해 영세 가맹점들의 카드단말기를 보안이 우수한 IC단말기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실현될 경우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사용하는 삼성페이의 파급효과는 미비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삼성페이' 같은 모바일 간편결제가 주목을 받자 여신금융협회는 IC단말기에 NFC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는 IC카드 전환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 MS-IC 겸용 단말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삼성페이의 활용도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MS카드는 2018년 사용이 중지된다.
여신금융협회는 삼성페이의 출시를 내심 반기는 눈치다.
삼성페이가 활성화 되면 시장 확대로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모바일카드나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야 한다"며 "사실 삼성페이의 경쟁자는 카드업계가 아닌 애플페이 또는 구글월렛"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페이에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NH농협카드 등 앱카드 협의회 6개사와 우리·하나·BC 카드 등 유심형 진영 카드사들도 참여를 확정했다.
■ 삼성페이, 성공하기 위한 키워드 '보안'
금융권에서는 삼성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안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모바일 앱 결제에 대해 "핀테크가 발전하기 위해 전제돼야 할 것은 보안 문제"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 운영체재(OS) iOS보다 보안이 취약한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지만 결제시 토큰라이징을 통해 1회용 임시번호를 사용하고 거래정보를 등록하지 않아 보안이 철저하다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카드번호 그대로가 아닌 암호화된 번호를 스마트폰에서 별도의 보안 영역에 저장하고, 카드번호를 고유의 암호화된 1회용 번호로 대체하는 방식을 활용해 MS신용카드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MS카드는 암호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정보를 전송하기 때문에 쉽게 복사가 가능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MS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MS카드를 불법 복사해 금융사기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여신금융협회와 금융당국이 MS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하려는 가장 큰 이유도 보안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지문인식을 거치기 때문에 기기를 잃어버리거나 주워도 타인이 악용할 수 없다.
■ 애플·구글의 홈그라운드 미국에서 핀테크 전쟁
삼성은 애플·구글의 본고장 미국 시장에서 핀테크 전쟁을 벌일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6를 출시하고 10월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약 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애플페이는 올해 중국시장까지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애플페이 등에 힘입어 41%의 점유율을 보이는 반면 삼성은 26%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삼성페이가 출시될 경우 보안에 문제가 없다면 애플페이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페이의 경우 NFC방식만을 채택해 미국내 22만개의 가게에서만 사용가능하지만 삼성페이의 경우 MS방식을 함께 지원해 오프라인 매장 3000만 곳에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는 NFC 방식 결제, 해외에선 MS 방식 결제라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한다"며 "선발주자 애플페이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삼성은 구글과도 경쟁해야 한다.
구글은 최근 업그레이드 된 구글월렛을 선보이기 위해 '소프트카드'를 인수했다. 소프트카드는 미국 이동통신 3사(AT&T, 버라이즌, T모바일)가 설립한 모바일 결제회사다.
구글은 모바일 결제 외에도 송금기능을 추가해 올해 말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 앱으로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