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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필두, 롯데·한화 등 주요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박차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11 17:12

수정 2015.03.11 21:35

삼성 지배구조 개편 가속.. 순환출자고리 30개→10개 전자·생명 중심 구조 강화 금산분리 문제 과제 남아

현대차·한화 관심 집중.. 모비스·기아차 인적분할 뒤 통합지주사 설립 전망 유력 한화S&C 역할 중요해질 듯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승계 새판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그룹의 역사는 해방 전후 창업주가 기업을 일으켰고, 창업주와 함께 일한 2세는 정부 주도 개발경제 속에서 기업을 키워내 물려받았다. 창업 뒤 수 십년이 흐르면서 이제 3세들이 재벌그룹을 이어받을 시기가 된 것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을 상장시키면서 대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와 3세 지분이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졌다. 여기에 순환출자금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도 지배구조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된 과세 이연(세금 납부 시점 연장)도 끝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지배구조 개편의 퍼즐 맞추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으로 경영권 승계의 큰 틀은 마련했다. 그러나 순환출자 해소나 금산분리 강화 등이 현안으로 남아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속도내나

지난해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지분 5.0%를 구주매출(대주주 지분을 공개적으로 파는 것) 방식으로 전량 매각하면서 삼성그룹의 대표적 순환출자 구조인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의 연결고리가 16년 만에 끊어졌다. 30개가 넘던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도 10개로 줄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3세 승계를 앞두고 금융사와 비금융사 간 남은 고리를 최대한 끊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 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남은 제일모직 지분 3.7%를 추가로 매각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전기도 각각 갖고 있는 제일모직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분을 팔더라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대주주가 여전히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경영권 행사에는 문제가 없다. 금산분리 문제는 숙제다.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21%를 정리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도 관심사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한화S&C. 한화S&C는 한화그룹 내 시스템통합(SI)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룹 3세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를 100%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화S&C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S&C의 몸집을 키워 ㈜한화와 합병한다면 세 형제는 ㈜한화의 주요 주주가 돼 그룹 지배력도 커지게 되는 시나리오다. 한화에너지가 삼성과의 빅딜로 삼성종합화학의 대주주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유다.

■현대차·롯데그룹 움직임도 주목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에서 다시 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이 구조에 계열사들이 연결돼 있고 정 회장은 현대차 지분 5.17%,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를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끼리 합병해 통합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또 지주회사 설립 후 대주주 지분 확대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역할도 관심사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개편되는 모습이다. 신동주 부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에서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는 지주사 설립 이전 400여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지분변동이 잦을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은 LG상사가 주목받고 있다. 범한판토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다.
증권가는 후계자인 구광모 상무가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를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상사는 유일하게 LG의 지배를 받지 않는 상장사다.


유안타증권 김관현 연구원은 "3세들은 상속과 지분이전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SI업체나 물류회사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면서 "지배구조 변화는 결국 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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