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차 상용부문 '내우외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12 17:34

수정 2015.03.12 22:07

內憂, 연구 인력 남양硏 배치.. 지역경제 악영향 이유로 지자체 발목잡기에 곤혹
外患, 中상하이선롱버스 한국 점유율 10% 육박.. 중통객차도 진출 저울질

버스·트럭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상용부문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현대차는 만성적인 수익성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했지만, 지역 논리에 갇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한국 상용차 시장 공략은 속도를 내고 있다.

■선롱버스 이례적 판매 돌풍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용차 제조사인 상하이선롱버스가 올해 한국 시장 판매 목표를 1200대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400대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진출한 상하이선롱버스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 2012년 110대, 2013년 400대를 각각 판매하며 매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25인승 버스 '듀에고 EX'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며 관광버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하이선롱버스의 국내 중형버스 시장 점유율은 1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승용차나 트럭의 경우 한국 시장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하이선롱버스의 선전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현지화가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듀에고 EX에는 미국 커민스 엔진이 장착됐다. 또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AS부문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선롱버스는 올해부터 현대차의 '카운티'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마을버스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18인승 버스 '듀에고 CT'를 선보인다. 이 제품은 오는 4월 2일 개막하는 '2015 서울국제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 2대 버스업체로 꼽히는 중통객차도 지난 6일 개막한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참가를 계기로 전기버스를 비롯해 국내 상용차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연구인력 이동 지역 반대로 현대차 '곤혹'

상용부문 부활을 꾀하고 있는 현대차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7일 상용차 생산거점인 전주공장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1조6000억원 투자와 함께 신규인력 채용 확대, 연구인력을 재배치할 것임을 밝혔다.

완주군 등 전북지역 지자체와 정치권이 문제 삼고 있는 대목은 연구인력 재배치다. 현대차 계획에는 전주공장 상용차 연구개발(R&D) 인력 500여명 중 설계 및 제품개발 담당인원 300여명을 경기도 남양연구소로 이동 배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 등은 2월 22일 공동 발표문을 통해 연구인력 유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뜻을 같이했다.

현대차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투자를 비롯해 신규인력 채용 계획도 밝힌 상황에서 일부 연구인력 이동마저 반대하고 나선 것은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에도 상용차 연구인력 재배치를 추진했으나 지역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인력 재배치는 글로벌 수준의 승용차 R&D 부문과 공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력 재배치 이상의 투자와 고용을 약속한 만큼 지역 경제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