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저유가 시대의 해외 건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16 17:59

수정 2015.03.16 17:59

[특별기고] 저유가 시대의 해외 건설

최근 유가는 1월 저점을 기록한 후 상승세로 반전해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앞으로 유가변동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기관도 각각 다른 예측을 하고 있다. 해외건설수주와 유가의 상관계수는 0.9로 거의 정비례하기 때문에 금년도 수주전망액도 각각 다른 유가변동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게 전망되고 있다. 시장 수요공급이 반영된 수준인 60~70달러에서 등락할 경우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는 현 수준 보다 다소 약세인 연간 600억달러 수준, 저유가가 박스권(60~70달러)을 유지한 후 반등할 경우는 현 수준을 상회하는 700억달러 정도, 저유가가 중·장기간 지속될 경우 500억달러까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유가하락세가 6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거나 장기간 계속될 경우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첫 번째는 선택과 집중이다. 제일 중점을 둘 곳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한 GCC 4개국이다.
이 4개국은 지금까지 누적 수주액 약 6800억달러의 약 40%가 집적된 곳이다. 지금까지 진출한 146개의 국가 중 사우디가 1위, UAE 2위, 쿠웨이트 3위, 카타르는 8위로 모두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주력현장이다. 더구나 이 나라들은 그동안 축적된 오일머니가 총 2조달러(약 2000조원) 정도로 앞으로 저유가가 계속되더라도 5~10년 정도는 꾸준히 플랜트 및 인프라시설을 발주할 능력이 있는 국가들이다. 구체적으로 사우디는 에너지 관련시설·주택·학교·병원과 같은 민생관련 시설 등이, 쿠웨이트는 석유정제시설, 두바이는 2020엑스포 관련 시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관련 경기장시설 등이 향후 2~3년 간 집중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박 대통령 순방때 상대국 국왕이 친히 공항까지 직접 영접하는 등 반응이 매우 호의적이었고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국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을 감안할때 앞으로 수주나 계약과정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그동안 급격한 수주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제거하고 다음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향후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수주추이를 보면 2000년대 초반 5년간 연간 54억달러 수준에서 최근 5년간은 연간 653억달러로 10년 만에 12배까지 폭증했다. 반면 수주 구조는 중동지역(56%), 플랜트분야(58%), 단순도급(97%) 위주의 편중이 심각해 유가변동 등 여건 변화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중장기 성장전략 중 시급한 것은 해외수주구조의 다변화다. 지역다변화를 위해서는 신시장개척을 위한 고위건설 외교, 시장개척자금지원 등이필요하다. 또 공종다변화를 위해서는 민간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공기업의 선도기능이, 사업방법 다변화를 위해서는 투자개발사업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금융지원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아울러 해외진출전략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기술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과 정부의 각 분야 R&D투자확대, 해외건설 정책기능 강화를 위한 지원도 긴요하다.

흔히 해외건설은 정부 간 대항전이라고들 한다.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경쟁상대국인 중국과 일본은 막강한 재정지원과 풍부한 금융의 힘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은 2016년 예산편성때부터 가시화돼야 한다.

최재덕 해외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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