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산업의 쌀, 부품소재기업을 가다]메이플세미컨덕터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23 10:06

수정 2015.03.23 10:14

【부천(경기)=이보미기자】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자동차 개발이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차량 경량화와 연비 개선을 위해 전자·태양광·항공·국방 등에 쓰이던 소재를 승용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 중심에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상용화에 성공한 메이플세미컨덕터도 있다. 전력 반도체 전용 8인치 팹라인을 보유하고 설계, 생산,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종합반도체 회사인 메이플세미컨덕터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1200V급 10A 및 40A 실리콘카바이드(SiC) 모스펫을 개발했다.

■세계 3번째 SiC반도체 상용화 성공

SiC 전력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전력 반도체보다 효율성은 높지만 단가가 높아 사용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연비 향상을 위해 저손실 고효율의 SiC 반도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메이플도 SiC전력 반도체를 신시장으로 보고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SiC 전력 반도체는 차량 전력제어유닛(PCU)의 전원을 작동할 때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PCU은 친환경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이를 자동차 곳곳에 분배해주는 역할을 한다.

메이플은 SiC 전력반도체로 하이브리드 차량 연비를 5%가량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PCU는 25%의 전력 손실을 보는데 이 중 20%가 전력 반도체에서 발생한다. 메이플 관계자는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칩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크기가 줄면서 코일과 캡 등 PCU 전체 부피도 축소돼 전력 손실을 10분의 1수준인 2%까지 낮췄다"며 "모터 전달 전력도 75에서 93으로 약 24% 향상돼 연비는 5%가량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 반도체는 최대 125도에서 견딜 수 있지만 SiC 반도체는 2배인 250도에서 정상 작동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톱10 전력 반도체 회사 목표"

메이플은 기술력과 더불어 시스템 설계부터 제작까지 고객사가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 제품을 납품하는 '맞춤형 개발'이 강점이다. 이런 점이 중국시장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 현지에서 함께 공장을 짓자는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해 메이플은 중국 안휘성 허페이시와 친환경전기자동차용 SiC전력 반도체 전용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장설립에는 총 3억달러(약 3300억원)가 투입될 전망으로 허페이시가 신규 공장 부지, 공장건설 자금에 투입되는 1500억원을 메이플측에 위탁 대출 형식으로 제공한다. 또 중국 심천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를 통해 설립된 중국 투자사 두곳이 합작법인 설리에 필요한 자본금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메이플은 SiC, 실리콘 전력 반도체 기술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MOU에 참여한다. 메이플 관계자는 "올해 투자 관련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준공한 뒤 양산 테스트를 거치면 오는 2017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이 설립되면 실리콘 전력반도체는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 SiC 전력반도체는 6인치 웨이퍼 기준 월 1만장의 공급능력을 갖게 된다. 메이플 관계자는 "SiC 월 1만장은 전기자동차 20만대 분량이며 실리콘 전력반도체는 월 2만장이면 전기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칩의 시장 점유율 3~5%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메이플은 대량생산 체제 구축을 계기로 SiC전력반도체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는 중국 저속 전기용 인버터 시스템 공급해 전기차 시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내년에는 태양광인버터·산업용 에어컨 팬모터 등 산업용 장비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2017년에는 고속 전기자동차 시장까지 공략해 오는 2018년 매출 3000억원대를 달성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메이플의 최종 목표는 세계 '톱 10' 전력 반도체 회사가 되는 것이다.
메이플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면서도 전력 반도체 부문은 등한시했던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 10위권 내 들어가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