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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AIIB, 北 인프라 개발의 교두보 돼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27 17:29

수정 2015.03.27 17:29

3000조 통일비용 조달창구.. 발언권 확대에 지혜 모아야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 가입을 최종 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어제 중국에 AIIB 참여의사를 정식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AIIB 참여는 미래 먹거리 창출, 새로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상 제고, 통일비용 조달창구 마련 등 다목적 포석이다. 연간 80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건설사들의 진출 기회가 한층 넓어지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발언권을 높이는 계기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큰 기대를 모으는 건 최대 3000조원으로 예상되는 통일비용을 조달할 길이 열렸다는 거다.

박근혜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통일대박론과 함께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통일 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그리고 통일비용 조달을 위해 동북아개발은행(NEDAD) 설립을 모색해왔다. NEDAD는 애초 개발시대 한강의기적을 주도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990년대 초 처음으로 주창했다. 그 명맥을 이어받은 박 대통령은 6자회담 당사국과 국제금융기관에 대해 공동출자로 NEDAD 설립을 제안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큰 진전은 보지 못했다.

북한 인프라 개발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지원이라는 AIIB의 설립목적에 부합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당장 북한의 11개 핵심 인프라 개발에만 향후 10년간 100조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AIIB 창립회원국 가입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북한 인프라 사업에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통일과정에서는 통일사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그런 점에서 전략적으로 AIIB를 대북사업의 전초기지로 삼아야 한다.

다만 북한의 AIIB 가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지원에 제약이 따른다는 문제가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WB) 회원국이어야 AIIB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은 현실적으로 가입할 수 없다"면서도 "AIIB 총회 승인을 거치면 비회원국에도 자금을 주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북한도 AIIB의 투자지역이 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진짜 실리를 챙기고 대북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문제는 오는 6월까지 진행되는 창립회원국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
AIIB의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에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AIIB에서의 발언권 수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상임이사국 참여는 물론이고 사무국의 한국 유치, 부총재급 이상 고위 임원의 진출을 성사시키는 데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