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실적 부진 코스닥 상장사, 간판 바꿨지만 효과 의문

윤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31 17:14

수정 2015.03.31 21:29

코스닥社 28곳 사명변경 이름 바뀌며 신뢰 떨어져
내부 악재만 부각될 수도 전문가들 '땜질처방' 지적

최근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앞다퉈 '간판'을 바꿔 달며 이미지 쇄선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실적 부침을 겪는 곳이 많아 '땜질 처방'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회사명을 자주 교체하는 곳일수록 내부에 악재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3월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연초 이후 이날까지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공시한 업체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4곳 제외 모두 30개사다. 이 중 코넥스 기업인 비지스틸, 엘스트로 외 나머지 28곳이 코스닥 상장사였다. 특히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만 24곳이 몰렸다.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기업들의 규모가 작아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 등으로 인한 사명 변경이 잦다. 실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2014년 5년간 코스닥 시장 내 상호변경 건수는 매해 유가증권 시장을 상회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최근 실적 부진이 부진한 가운데 간판만 바꿔단다는 점에서 '임시처방'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엘티에스는 이날 사업영역 확대에 따라 사명을 '엘아이에스'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1~2013년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 회사는 사후면세점 사업에 진출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엘티에스는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소셜미디어99는 3월 27일 기업 이미지 제고 및 기업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케이프'로 상호를 바꾼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같은 사유로 케이프에서 현재 사명으로 바꾼 지 3년 만이다. 이 회사는 2012년 영업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2013~2014년 영업적자에 허덕인 상태다.

밀가루 및 배합사료 제조업체 영남제분도 3월 27일 '한탑'으로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3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후 거센 여론에 거래처와의 계약이 줄줄이 끊기자 사명을 바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영업이익도 2012년 55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2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잦은 사명 교체는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실적 개선을 위한 구체적 사업 계획이 뒷받침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오히려 내부 악재를 더 부각시키는 꼴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30일 피에스앤지에서 이름을 바꾼 해피드림은 5년 연속 영업적자가 발생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명을 변경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순 없지만 향후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