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IBS 연구진, 열전소재 성능 획기적 향상기술 개발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03 08:05

수정 2015.04.03 08:05

국내 연구진이 열전(熱電·thermoelectrics) 소재의 성능을 기존 소재보다 2배 가까이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열전소재가 상용화되면 사람의 체온이나 자동차의 폐열 등을 이용한 전기 생산이 가능해 일상생활과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이영희 단장과 김성웅 연구위원팀은 3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새로운 금속공학적 소결공정을 이용해 상온에서 최고 수준의 열―전기 변환 성능을 보이는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열전 소재는 자동차 엔진이나 배기가스, 산업현장, 체온, 태양열 등 일상생활 등에서 쉽게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전환해 재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른바 '꿈의 소재'로 불리며 미래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열전소재 성능은 열을 감지해 전기신호를 발생하는 수준으로 미사일 열추적 장치 등 군사적 목적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향후 열전소재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각종 발전·충전 기기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효율 열전소재를 이용하면 체온을 이용한 웨어러블 기기 충전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열 등을 이용한 전기생산, 태양광뿐만 아니라 태양열을 함께 전기 생산에 이용하는 고효율 태양전지 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새롭게 고안한 액상소결 방법을 열전소재인 비스무트-안티몬-텔루라이드에 적용, 낮은 에너지 상태의 결정립계 고밀도 전위배열을 형성해 중파장의 포논(phonon, 음향양자)을 효과적으로 산란시킴으로써 매우 낮은 열전도를 달성했다.

포논은 양자화된 진동을 나타내는 준입자로 물질의 열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열전소재들은 중파장 포논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전소재는 성능을 나타내는 '열전성능지수(zT)'가 2.0으로 기존 소재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상용화된 열전모듈(열전소재를 이용한 냉각시스템)에 쓰이는 소재의 zT는 1.0∼1.2 수준이다.

김성웅 연구위원은 "이 연구는 산업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금속공학적 소결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고 효율의 에너지 변환 열전소자를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상용화가 가능한 소재 성능을 100으로 볼 때 미국, 일본 등에서 개발한 소재는 40정도인데 이번에 이를 70정도로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용화를 위해서는 성능 향상과 함께 물질의 안정도 테스트, 공정 테스트 등 공학적 측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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