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가 개통된 지 일주일도 안 됐지만 사고가 빈번해 걱정스럽다. 지난 4일 하루에만 전기공급이 끊겨 열차 3대가 지연 운행되기도 했다. KTX의 생명은 고속주행과 안전운행이다. 운행시간을 잘 지켜야 함도 물론이다. 국민이 KTX를 자주 이용하고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일 오후 3시쯤 전북 익산역과 충남 공주역 사이 철로 5.3㎞ 구간에서 까치집으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목포를 떠나 용산으로 향하던 KTX 516 열차가 익산역 상행 1㎞ 지점에서 멈춰 섰다. 멈춰선 KTX 열차는 익산역으로 1㎞가량 후진한 뒤 선로를 바꿔 운행했다. 역주행을 했던 셈이다. 코레일은 1시간이 지난 뒤에야 익산역 20㎞ 지점에서 까치집을 발견해 제거하고 전력을 복구했다. 이 사고로 열차 3대의 운행이 잇따라 지연됐다.
이뿐만 아니다. 같은 날 오전 9시50분쯤 충북 오송역 인근 다리 위에서는 서울 용산을 출발해 광주 송정역으로 가던 KTX 511호 열차가 내부 신호장치 장애 때문에 갑자기 멈춰서기도 했다. 코레일은 열차를 3분 정도 대기시킨 뒤 정비를 마치고 운행을 재개하긴 했다. 열차가 정차하면서 승객들이 쏠림현상을 겪었으며 하천 다리 위에서 멈춘 탓에 일부 승객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개통 첫날엔 워셔액 주입구 잠금장치가 파손된 KTX가 감속운행을 하기도 했다.
호남선 KTX에는 8조여원(호남선 고속철도 부설비용 포함)이 들어갔다. 막대한 돈이 투입된 만큼 운행시간 단축 등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사고가 잇따르자 승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승객들은 개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계속 사고가 나니 불안하다고 말한다. 코레일 측은 이런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KTX는 고속으로 달리기 때문에 자칫 방심했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크고 작은 사고를 막으려면 안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승객들이 모른다고 쉬쉬해서도 안 될 일이다. 개통 이후 한두 달이 중요하다. 이 기간만 잘 넘기면 안전운행을 계속 할 수 있다.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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