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대 초저금리시대 투자 대안 2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08 17:53

수정 2015.04.08 21:39



사상 최저수준인 1%대의 기준금리 탓에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전통적인 은행 금융상품의 투자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국내증시의 완만한 상승흐름 등이 맞물려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주 펀드의 순자산이 1년 사이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주가연계증권(ELS)은 물론 ELS에 재투자하는 ELS펀드나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월 지급식 펀드 등도 초저금리 시대의 적정한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주>

□연초까지 배당투자 열풍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전통적인 은행 금융상품의 투자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금까진 연말 배당시즌에 맞춰 일시적인 배당 권리 확보에 초점을 맞춘 계절적 투자 성향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엔 장기 추세적 성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국내기업의 배당정책 강화로 배당수익률과 시중금리와의 수익률이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위험·중수익 투자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

■배당수익률, 시중금리 역전할까

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배당주펀드의 순자산은 7조5424억원(7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조원 대이던 1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지난 1년 동안 배당주펀드에 무려 4조70억원이 몰렸다. 올 들어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탓에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5조561억원이 빠져나갔지만 배당주펀드엔 오히려 3343억원이 순유입됐다.

시중자금이 배당주펀드에 몰리는 것은 저금리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정기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와 총수신금리(잔액기준)는 각각 2.02%, 1.83%를 기록하며 역사적 저점 경신을 지속했다.

시장 일각에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올해 중 추가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이 추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수경기 회복이 미진한 탓에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증시 배당수익률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증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각각 15.7%와 1.5%로 예상된다. 이는 주요 20개국 가운데 모두 꼴찌 수준이지만 방향성은 올라가고 있다. 시중금리와는 반대 방향성이다.

■'통큰' 배당종목 뭐가 있을까?

점차 올라가고 있는 배당수익률과 중장기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시중금리를 고려한다면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만약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가 결정될 경우 이르면 올해 안에 사상 처음으로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상승한 것은 정부 정책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배당정책 때문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진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자본수익률(ROE) 향상을 위해서라도 배당을 중심으로 주주이익 환원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기업의 배당규모는 여전히 '왕소금'인 탓에 배당규모를 늘릴 여지가 더욱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2015년 기준 국내기업의 배당성향(15.7%)과 배당수익률(1.5%)은 여전히 주요 20개국 가운데 꼴찌다. 배당성향의 경우 선진국(42.5%)이나 신흥국(34.3%)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배당수익률은 선진국(2.5%) 및 신흥국(2.8%)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고배당 종목 찾기에 한창이다.

유진투자증권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아주캐피탈로 지난해 4.7%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올해 4.9%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적인 고배당 종목으로 꼽히는 한국쉘석유도 올해 4.2%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이밖에 KT&G와 하이트진로도 4.1%로 4%대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ELS·월 지급식 펀드도 흥행 예감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다시 투자하는 ELS펀드나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월 지급식 펀드가 다시 인기다. 출시 초기인 ELS펀드의 경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면서 분산투자 효과가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ELS 펀드, 한투 vs 삼성 '격돌'

연간 5~6% 가량 수익을 보장하지만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녹인(Knock-in·원금손실) 우려가 있어 ELS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ELS펀드를 찾기 시작했다. ELS 펀드는 여러개의 ELS를 바구니에 담도록 설계됐으며 가입기간도 별도로 정해지지 않았다. 분산 투자 효과가 있고 만기까지 자금을 묶어두지 않아도 돼 개별 ELS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ELS 펀드는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이 먼저 출시하고 한달 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품을 만들어냈다. 두 펀드가 출시된지 6개월간 성적표를 살펴보면 수익률 측면에서는 한투운용이 설정액 측면에서는 삼성운용이 앞섰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5일 설정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ELS인덱스자HE- 1[주식-파생]'은 설정 이후 지난 7일까지 4.21%의 수익률을 얻었다. 한달 뒤인 지난해 9월 24일 설정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주혼-파생)'은 7.21%의 수익을 거둬 수익률 면에서 3%포인트 앞섰다. 두 펀드 다 6개월가량 운용된 상황에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연간 기준으로는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정액은 삼성운용이 먼저 5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삼성운용의 ELS인덱스 펀드는 지난해 463억원이 몰린데 이어 올해도 49억원이 유입됐다. 한투운용의 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는 올해들어 설정액이 135억원 가량 증가하면서 2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발행 초기에는 판매처가 부족했지만 6개월이 지나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서 최근 찾는곳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월지급식 펀드' 인기는 아직

장기로 투자하면서 매달 일정 금액을 배분하는 월 지급식 펀드도 최근 다시 출시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불확실한 이익에 기대기보다는 차라리 정기적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투자자들로부터는 아직 외면받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출시된 51개 월지급식 펀드에서 504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신규 설정된 3개 펀드 포함 16개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총 36개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면서 설정액이 929억원 줄어들었다.

판매당시 제시한 원금대비 연간 5% 수준의 분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 수익률이 나야 하지만 채권혼합형 위주여서 금리 하락기에 이 수준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설정 후 1년 이상이 지난 44개 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57%에 불과하다. 반면 피델리티나 슈로더, JP모간 등에서 내놓은 해외주식형 펀드는 이 기간동안 10% 이상 수익을 거두면서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시장 변동성이 낮은 배당주를 활용한 인컴펀드가 보편화 돼있다"면서 "실질금리가 1%대까지 낮아진 현 상황에서 '예금이자+알파'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