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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글로벌 빅5+국내업체' 조합이 유력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2 16:53

수정 2015.04.12 16:53

세월호를 기술적으로 인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고 사실상 '인양 확정'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관심은 인양업체로 쏠리고 있다. 세월호와 같은 큰 선박을 '통째로' 인양한 것은 사례가 없는데다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글로벌 빅5와 국내 업체의 조합이다.

12일 해양수산부와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새월호 인양은 국내업체 단독으로 진행하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술력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TF 민간전문가인 이규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는 "기술력 등으로 국내 업체만으로 (인양)하긴 힘들 것"이라며 "(외국 업체와)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외국 업체는 이른바 글로벌 '빅5'가 거론된다. 미국 타이탄 샐비지, 네덜란드 스미트, 일본 니폰 샐비지, 중국의 국영 해난구조업체 차이나 샐비지, 네덜란드 마모에트 등이다.

미국의 타이탄 샐비지는 이탈리아 미코페리와 함께 2012년 1월 토스카나 해안의 질리오섬 근처에서 좌초된 이탈리아 유람선 콩코디아호를 인양한 경험이 있다. 당시 타이탄 샐비지 등 구난업체는 21개국 500여명의 엔지니어를 참여시켰다.

네덜란드 스미트는 세월호 구조·구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세월호 사고 보름 뒤부터 우리 정부에게 실종자 수습 방안에 대해 자문을 했었다. 1998년에는 부산 남형제도 인근에서 물에 잠긴 제1유일호의 유류제거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일본의 니폰 샐비지는 1995년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앞바다에 좌초된 시프린스호, 2007년 12월 침몰한 화학운반선 이스턴브라이트호, 2012년 인천 자월도 인근 해상에서 폭발했던 유류운반선 두라3호 등의 인양에 관여했었다.

이들 3곳과 나머지 2곳은 지난해 5월 세월호 인양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도 800억원~1000억원 수준의 인양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제안서엔 '저수심으로 이동+플로팅 독' 방법은 없었다. 이는 TF팀에서 가장 리스크가 적을 것으로 분석한 방식이다.

기술검토 TF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방법은 여러 가지 안 가운데 하나"라며 "선정된 인양업체에서 다른 방법을 설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코리아 샐비지와 샐비지 코리아가 빅5와 함께 제안서를 냈었다. 이들도 2013년 12월 울산 앞바다에서 물속으로 자취를 감춘 석정36호 등 크고 작은 인양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사고 직후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였던 '언딘'은 인양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기술검토TF는 전했다. 언딘은 세월호 구조작업에서 특혜 의혹을 받은 업체다.

빅5는 국제구난협회(ISU) 정회원이다.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언딘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그러나 29개국에서 60여개 회사가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ISU는 구조·인양 작업에서 능력을 인증해주는 국제기구가 아니라 일정액을 받고 회원을 모집하는 국제이익단체라는 주장도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이 최종 결정되면 가장 먼저 인양업체를 선정한 뒤 업체의 설계를 받아 작업에 들어간다"라면서 "빠르면 3개월 안에도 인양 착수가 가능하지만 한두 달 서두르는 것보다 철저히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세월호의 사회적·역사적·국제적 무게를 감안해 글로벌 구난업체와 국내 업체 여러 곳, 세계 각국의 엔지니어를 대거 참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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