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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경제학] O2O시장 30조.. 오프라인 거래 대체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2 17:29

수정 2015.04.12 21:47

스마트폰 국내 보급 6년차… 산업지도 바꿨다
핀테크·SNS도 급부상 온·오프라인 경계 붕괴.. PC·게임기 산업은 쇠퇴


[스마트폰의 경제학] O2O시장 30조.. 오프라인 거래 대체

스마트폰 대중화 5년을 맞으면서 '손안의 PC'로 불리는 작은 스마트폰은 대한민국의 산업·생활 지형도를 통째로 바꿔놓는 주인공이 되고 있다. 가정에서는 거실에 자리잡고 있던 PC를 치우고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쇼핑, 은행 거래를 하는 신풍속도가 생겼다. 산업적으로는 대형 마트의 장보기가 모바일쇼핑으로 대체되고, 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O2O)라는 신산업이 생겨나면서 음식배달산업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O2O, 핀테크 등 신규 사업을 만들어 고용과 매출을 만들어냈다. 반면 노트북과 데스크톱PC, 카메라, MP3 같은 단말기산업은 스마트폰으로 흡수되면서 쇠퇴기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 O2O·핀테크 낳다

12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대수는 40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인구 대비 보급률은 79.4%를 기록한 가운데 현재는 8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신산업의 대표로 O2O가 꼽힌다. 지금은 음식배달에 주로 사용되지만 곧 쇼핑, 택시 등 다양한 분야로 급속히 파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심지어 O2O가 전체 국내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표한 'O2O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상거래 시장에서 오프라인 비중이 80%이고,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국내 O2O 시장규모도 3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KT경제경영연구소도 '2015년 ICT 10대 주목 이슈'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으로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공동구역으로 꼽히는 O2O 시장이 확대되면서 O2O는 연 300조원 규모의 전체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 규모만큼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 들어 뜨겁게 부상하고 있는 핀테크 역시 스마트폰이 바꿔놓고 있는 산업이다. 마그네틱카드나 종이통장, 심지어는 은행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금융규제 당국이나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모바일쇼핑의 급속한 확대에 대응해 모바일쇼핑몰을 확대하고 소비자의 위치, 선호도를 파악한 맞춤형 쇼핑서비스 개발을 위해 발빠른 변화에 나서고 있다.

■소통은 모바일이 '대세'

스마트폰은 SNS산업의 팽창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SNS,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등 모바일 소통이 급속히 확산돼 모바일 없이는 친구·가족과의 소통은 물론 구인·구직이나 상거래도 어려울 정도로 필수품이 됐다.

SNS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사용자가 14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인구수(약 12억~13억명)를 넘어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모바일 게임시장 역시 급속도로 팽창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약 42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2013년에는 2조3277억원을 기록해 2년 만에 5.5배나 급성장했다. 모바일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지난 2012년 8.2%에서 지난 2013년 23.9%로 크게 증가했다.

■노트북·PC·MP3 뒤안길로

반면 스마트폰 도입에 따른 사양산업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전에는 어떤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용도별 특정 매체나 기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특정 콘텐츠의 고유한 단말기라는 개념이 사라졌고 전용 단말기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스마트폰 도입 후 이용이 감소한 디바이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게임기, MP3플레이어 등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70%나 이용이 줄었다. 전자사전, 디지털카메라, 전자책 단말기, 내비게이션 등의 이용도 감소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개별 디지털 단말기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거실이나 공부방의 필수품이던 PC를 치우고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가정이 급증하면서 PC산업계는 죽을 맛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4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PC 보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012년에는 국내 가구의 PC 보유율이 82.3%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78.2%로 떨어졌다. 그 대신 PC의 빈자리를 스마트폰이 채우고 있다. 지난 2012년 65%였던 가정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4년에는 84.1%로 상승해 PC 보유율을 추월했다.

이용률이 하락한 만큼 관련산업 성장률도 하락곡선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존에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PC 외에도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한 태블릿 역시 하락세를 시작했다.

IDC에 따르면 2014년 4·4분기 태블릿 기기 판매량은 7610만대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3.2% 감소했다. 2010년 태블릿 제품 판매량을 집계한 이후 최초의 역성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PC 없이 모바일로만 인터넷에 접속해 모든 일상을 처리하는) 모바일온리가 가속화되면서 기존 산업지형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며 "업계 체질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자들은 수익모델을 바꾸고, 더 많은 파트너사와 협력해야 하는 등의 변화를 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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