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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월호 인양에 '흥우산업 플로팅독' 개조 유력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3 17:35

수정 2015.04.13 21:47

세월호 크기 수치 근접, 인양 리스크 가장 적어

세월호 정부.민간 합동조사팀이 세월호의 기술적 인양 가능성 연구 과정에서 흥우산업의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개조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해양수산부와 조사팀, 내부문건 등에 따르면 조사팀은 다양한 인양방법 중 '저수심 이동+플로팅독'이 세월호 인양에 가장 리스크가 작은 것으로 판단하고 적용 가능한 플로팅독 업체로 흥우산업, 삼성물산, 동부건설, 대우조선해양, 웅진개발 등을 선별해 검토작업을 한 결과 흥우산업의 플로팅 독을 31m까지 잠길 수 있도록 개조해 사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플로팅 독은 'U'자 모양으로 납작하게 생긴 대형 구조물이다. 안에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빼면 떠오른다. 세월호를 수중에서 플로팅독 안에 실은 뒤 천천히 항구로 들고 간다.

조사팀이 업체들의 플로팅 독 가운데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은 최대 잠수능력과 바닥 구조물의 두께다.

선체는 물속에 있는 것보다 수면 위로 나올 때 바람이나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세월호를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로 옮겨야 한다. 대부분 플로팅 독의 길이는 세월호보다 짧아 대동소이하게 '연장'이 필요했다.

조사팀은 우선 흥우산업의 '흥우 13200호'를 검토했다. 국내 자항선, 플로팅 독, S/바지선 가운데 가장 깊은 수심인 24m까지 내려가고 바닥 구조물 두께도 상대적으로 얇은 5.1m라는 게 이유다.

세월호는 길이 145.6m, 폭 22m, 높이 26.75m 규모지만 현재 선체가 누워있으므로 폭 22m를 높이로 봐야 한다. 단순 수치상으론 24m 수심의 플로팅 독에 22m 높이의 세월호 선체를 싣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흥우 13200호는 바닥 두께가 5.1m다. 또 세월호를 싣더라도 선체를 바닥에서 3m가량(받침대 2m+안전거리 1m)을 떼야 한다.

따라서 흥우 13200호의 최대 잠수깊이가 24m라 해도 바닥 두께 5.1m+세월호~바닥 이격 3m+세월호 폭 22m를 더하면 30m가 되기 때문에 세월호 선체 6m(30-24)가량이 해수면 위로 올라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흥우 13200호가 세월호 선체를 6m가량 물 밖에 내놓고 항구로 이동할 경우 그만큼 파손이나 2차 사고 우려를 안고 가는 꼴이 된다.

조사팀은 삼성물산이 수주해 베트남 정부에 공급한 '18700TLC'도 살펴봤다. 이 플로팅 독은 흥우 13200호에 비해 6m 깊은 3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바닥 두께가 6.5m다. 세월호 높이 22m+바닥 두께 6.5m+바닥 이격 3m를 합치면 최대 수심 30m라도 선체 1.5m가량이 물 위로 나올 수밖에 없다. 흥우 13200보다는 영향이 작지만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울러 국내 업체가 아니라서 거리와 기간에 따른 임차비용도 만만치 않다. 새로 제작한다면 설계비를 빼고도 200억원을 투입, 7개월 동안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게 조사팀의 연구 결과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삼성물산의 플로팅 독 'SFD20000호'(바닥 두께 6.5m, 최대 잠수 30m)는 1.5m, 웅진개발(두께 6.4m, 잠수 24.2m)은 7.2m, 동부건설(두께 6.3m, 잠수 24.3m)은 7m가량 선체가 각각 수면 위로 드러난다.

대우조선해양의 '42000호'는 길이가 216m로 세월호 길이 145.6m를 충분히 감당하지만 바닥 두께 11.5m, 최대 깊이 24.6m로 무려 11.9m의 선체가 지상으로 나온다.

조사팀은 이에 따라 바닥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은 흥우 13200호를 최대 31m 잠기도록 개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높이도 기존 28m에서 34.5m로 더 키워야 한다. 이른바 '뉴 플로팅 독'이다.
이렇게 되면 세월호 폭 22m+세월호~바닥 이격 3m+플로팅 독 바닥 두께 5m를 합쳐도 세월호 선체는 해수면 아래 1m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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