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셰익스피어는 영원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0 17:53

수정 2015.04.21 18:09

'리어왕' 5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서 '페리클레스' 예술의전당서 국내 초연 '햄릿' 용산아트홀서 4월 24일 개막
5월 1일 개막 '부산국제연극제' 체코 '햄릿'·伊'로미오와줄리엣' 등 국내외 초청 셰익스피어 작품 총망라
리어왕(왼쪽), 햄릿(오른쪽)
리어왕(왼쪽), 햄릿(오른쪽)

맥베스(왼쪽), 로미오와 줄리엣(오른쪽)
맥베스(왼쪽), 로미오와 줄리엣(오른쪽)


지난해 탄생 450주년·내년 서거 400주년… 거장의 대표작품 올해 국내무대 가득 채워

"나를 사랑하든 싫어하든 둘 다 나에게 유리합니다. 당신이 날 사랑하면 난 늘 당신 마음속에 있을테고, 당신이 날 싫어하면 난 늘 당신 머릿속에 있을테니까요." 4세기가 지난 지금 셰익스피어(1564~1616)가 남겼다고 알려진 이 말은 수정돼야 한다. "나를 사랑하든 싫어하든 둘 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날 사랑하든 싫어하든 난 영원히 무대 위에 있을테니까요." 셰익스피어는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남아 세계인의 가슴을 울린다. 지난해 탄생 450주년, 내년 서거 400주년. 그 사이를 잇는 올해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국내 무대를 가득 채운다.

셰익스피어의 '숨겨진 보물'로 불리는 연극 '페리클레스'부터 발레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5대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포문은 '리어왕'이 열었다. 지난 16일 개막해 오는 5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서도 가장 심오하고 진지한 작품으로 '셰익스비어 비극의 정수'로 불린다. 노쇠한 리어왕이 한 순간의 실수로 막내 딸 코딜리어를 내치고 믿었던 두 딸에게 배신을 당해 황야로 쫓겨나 미쳐서 결국 죽는다는 내용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빈부격차, 세대문제, 노인문제, 가정과 국가, 자연과 운명 등 인간사의 문제들을 집약한다.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못생긴 남자' '황금용' 등으로 각종 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출상을 휩쓴 윤광진이 연출을 맡았다. 윤 연출은 이번에 처음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출하면서 '리어왕'을 새로 번역했다.

윤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핵심은 원문에 있다.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원어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번역했다"며 "'리어왕'은 세대 간 문제, 노인 문제 등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만큼 관객들이 다양한 초점으로 자신과 연관시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클레스'는 오는 5월 1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셰익스피어의 첫번째 로맨스극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햄릿'과 함께 당대 가장 인기 있던 레퍼토리였지만 국내 프로 무대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주목할 점은 연극 배우로 돌아온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이 주인공이다. 해설자 가우어 역과 페리클레스 역을 동시에 맡는다. 또 '한류 연극'의 선구자로 꼽히는 양정웅 연출이 진두지휘 한다. 양 연출은 극단 여행자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한국적인 색깔을 입힌 '한 여름 밤의 꿈' '햄릿' 등으로 호평받았다.

안티오커스 왕국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타이어의 군주 페리클레스가 수수께끼를 풀고 알아선 안될 비밀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험난한 파도, 태풍과 싸우고 아내와 딸을 잃는 등 파란만장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양 연출은 "'페리클레스'를 통해 기존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셰익스피어를 만났다"며 "인생에 대한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통해 현대를 사는 관객들의 가슴을 관통하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초연한 오페라연극 '햄릿'은 올해도 같은 무대인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오는 24일 개막한다. 오페라와 연극의 장점만 뽑아 관객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극적 재미를 극대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원작 '햄릿'에 프랑스 그랜드오페라의 대표 작곡가인 앙브루아즈 토마의 오페라 '햄릿'을 접목했다.

오는 5월 1일 개막하는 제12회 부산국제연극제는 아예 주제를 '웰컴 셰익스피어'로 정하고 국내외에서 초청한 셰익스피어 작품을 총망라한다. 프랑스에서 온 '말괄량이 길들이기'와 이탈리아에서 온 '로미오와 줄리엣'이 각각 개막작과 폐막작이다.

이 밖에도 남녀의 은밀한 관계에 주목한 러시아의 '맥베스', 인형극을 접목한 미국의 '마리오네트 햄릿', 삼국유사와 만난 오태석 연출의 '템페스트', 햄릿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 체코의 '햄릿'까지 총 6편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29일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아시아 첫 라이선스로 공연한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발레 공연으로 지난 2006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내한 이후 처음이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 등장하는 왈가닥 카테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팽팽한 공방전을 발레 무대에 생생하게 옮겼다.
강수진 예술감독은 "보이는 그대로의 캐릭터 특징과 함께 무용수들의 드라마틱한 연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