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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국 "인터넷, 왜 써야 되는지 몰라서 안쓴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2 13:58

수정 2015.04.22 13:58

"돈이 없어서 또는 접속이 안돼서가 아니라 '불필요'해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세계 인구 3분의2가 여전히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이 인터넷 필요성조차 못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은행(WB) 조사에 따르면 인도, 중국에 이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2억5000만 인구 가운데 16%만이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낮은 소득, 디지털 소양 부족, 유용한 컨텐츠 부족 등 다양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 필요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접속 조건을 갖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귀찮게 인터넷을 쓸 이유가 무엇인지'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 페이스북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빔, 드론, 고고도 풍선 등을 이용한 오지 인터넷 접속 계획이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간과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 사용자 증가수가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2013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020년까지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희망사항으로 그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 증가율은 2005~2008년에는 연 15.1%였지만 2009~2013년에는 10.4%로 줄었다.

이 흐름대로라면 2017년까지 9억명이 추가돼 36억명이 인터넷을 쓰게 될 전망이다. 약 40억명은 여전히 오프라인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매킨지의 카라 스프라그는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가난, 낮은 교육수준, 또는 인터넷 소양 부족 등이 인터넷 접속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설문조사 결과 이같은 요인은 소수에만 해당하는 것이었고, 상당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년전 저개발국 인터넷 지원 비영리기구인 인터넷닷오르그(Internet.org)를 출범시킨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어떤 데이터플랜을 쓰냐는 질문에 대부분이 '데이터플랜'이 뭐냐는 질문을 했다"면서 "모든 이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데 필요한 것은 신기술과 경제 구조 변화가 아닌 컨텐츠와 인식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저널은 인터넷을 통한 생활개선, 소득향상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비영리 기구들이 이같은 점 때문에 오지를 직접 찾아가 주민들에게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안들을 보여주는 대면 프로그램에 주력하기 시작했다면서 인식 개선과 신기술, 스마트 기기 가격 인하 등의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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