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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주요강연/한국에서의 핀테크와 규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2 17:18

수정 2015.04.22 17:18

강임호 한양대학교 교수 "스포츠 유망주 육성하듯 핀테크 스타트업 키워야"

[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주요강연/한국에서의 핀테크와 규제

"핀테크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육성은 마치 스포츠 유망주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는 것과 같다. 지난 2000년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예선 탈락했던 독일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소년과 지도자 육성에 투자해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강임호 한양대학교 교수(사진)는 2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은 화분에 있는 화초와 같아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한때의 바람으로 끝날 수 있다"며 "정부에서 핀테크 육성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데 금융회사와 정보기술(IT) 회사도 협력해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은행과 신용카드사가 뒤를 받치는 안정적인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스타트업 등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서비스가 불편한데도 변하지 않는 이유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촘촘히 짜여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결제시스템은 신용카드 회사 등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소비자 편의성보다는 사고 방지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국내 소비자 대출의 70%를 차지하는 등 부동산 중심의 신용평가 체계도 한계로 꼽힌다.

강 교수는 "주택 없는 사람은 사실상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고 상호저축은행은 소기업 중심이어서 (사실상) 중금리 대출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자율 30%대의 대부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축은행까지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를 통해 개인간대출거래시장(P2P) 같은 중금리 대출시장이 성장하면 부동산 일변도의 신용대출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교수는 핀테크 시장의 성장을 위한 '컨버전스(융합)'를 강조했다. 중국의 알리미소금융그룹(알리페이)과 텐센트은행 등이 기존 부수업무를 본업 이상으로 성장시킨 것이 컨버전스 혁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와 게임 회사인 텐센트가 기존 금융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소 상공인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하면서 금융업이 본업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리페이가 출시한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에 투자한 사람의 76%가 갓 취업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힘든 1980~90년대생 사회 초년생이었다.

강 교수는 "과거 웰스파고는 역마차를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부수적으로 진행하던 금융업이 성장하면서 미국 최대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은행이 됐다"며 "중국 4대 은행이 신경쓰지 않던 중소기업·소비자 대출을 담당하면서 성장한 알리페이가 결국 알리바바보다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구는 애플페이, 스퀘어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이 많고 우리나라는 뱅크월렛카카오나 카카오페이 등 제휴 바탕의 핀테크가 중심인데 시장에서 제대로 힘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알리바바 이후로 중국 사회가 크게 변했던 것처럼 알리페이로 대표되는 컨버전스 혁신이 가장 큰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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