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fnart와 함께 하는 그림산책] 화려한 도시의 삶에 대한 풍경과 탐구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3 17:14

수정 2015.04.23 18:03

서용선 '역삼역 2'
서용선 '역삼역 2'

넥타이를 조여맨 한 사내가 휴대폰 통화를 하며 어디론가 바삐 가고 있다. 그림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그가 서 있는 곳은 서울 지하철 역삼역 3번 출구 앞. 길거리는 자동차들로 빼곡하고 등을 돌린 채 서 있는 또 다른 사내의 뒷모습은 왠지 수상쩍다. 지난 1980년대 중반 이후 도시와 도시의 삶에 천착해온 미술작가 서용선(64)의 신작 '역삼역 2'다.

'서용선의 도시 그리기:유토피즘과 그 현실 사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서용선 기획초대전이 서울 삼청로 금호미술관과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관과 상업화랑이 손을 잡은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도시에 대한 평면 그림과 입체, 드로잉 등 100여점이 망라됐다.

전시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 뉴욕, 베이징, 멜버른, 베를린 등 작가가 머물렀던 도시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다.
'루즈벨트역' '멜버른 카페에서' '베이징 자이오닝거리' 같은 제목을 달고 있는 대형 그림들이 그런 작품들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는 도시의 삶이 주제이지만 그것은 본질적으로는 이 시대의 삶이라고 해도 다를 것이 없다"면서 "개인적으론 이민자들의 삶이 보이는 뉴욕과 확대되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베이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또 작가의 사회적 발언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출품돼 눈길을 끈다.
금호미술관 1층에 전시된 '2014 뉴스와 사건'은 지난해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된 주요 사건을 14조각 목판에 작업한 목판각화로 세월호 참사 등 지난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과 뉴스를 되짚었다. 전시는 오는 5월 17일까지.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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