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투표합시다!

흔히 선거 때만 되면 정국을 뒤흔드는 사건이 터진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오히려 정국을 뒤흔드는 사건은 우연 혹은 필연이거나 사실의 확대조작 여부에 따라 흔히 벌어질 수 있다. 문제는 주요 사건을 선거에 활용하는 정치적 관행이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점이다.

1년여 전 '세월호 참사'가 그랬다.

세월호가 뒤집어지고 대형 참사로 번지면서 박근혜정부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 대형 이슈인 6월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 일정도 줄줄이 대기 중이었다. 세월호 참사 논쟁은 이처럼 선거일정과 맞물려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정치권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만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다각도의 시각적 접근이 요구됐지만 세월호 참사는 선거와 맞물리면서 소위 '정권심판론'으로 단순화됐다. 문제는 야권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했던 세월호 참사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점이다. 선거가 끝나고 위기에 몰린 보수층의 결집이 판세를 반전시켰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지 약 1년이 지난 현재 정국은 지난해 4월 상황과 여러모로 흡사하다. 4·29 재·보선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툭 터진 것이다. 이번에도 성완종 리스트 파문 정국은 야권의 정권심판론의 재목으로 쓰이고 있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 전까지 여권 우세승에서 파문 이후 야권으로 대세가 기울었다. 그런데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야권 전패 위기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도 야당이 완패한다면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야당에 유리한 대형 호재를 등에 업고도 선거에 패배한 무능한 야당이라는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 유리한 선거 환경 속에서 야권이 또 밀린다면 막판 보수층 유권자의 결집이 재연됐다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선거에 활용되는 정치적 호재의 파괴력은 한계가 있다. 경쟁력 있는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 3파전을 형성한 경우는 일부 예외일 수는 있으나 집권 여당과 제1야당 간 격돌 구도에서는 어쨌든 선거 막판 '한끗 차이'가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야권 혹은 여권의 위기론과 보수 혹은 진보층의 막판 결집과 전략적 투표가 최대 승부처라는 말이다.

이번 4·29 재·보선 성적표에 대해 여야 지도부 모두 사실상 한 치 앞을 읽지 못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소리다. 선거 현장 민심과 판세에 민감한 정치인들은 선거일 당일 투표장 근처에서 오전 10시까지 지켜보면 답이 나온다고 한다.
젊은 사람과 노년층이 얼마나 오전에 투표장을 찾는지 보면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구마다 보수와 진보의 가치 대결 혹은 지역일꾼론과 정권심판론 간 격돌이 선거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시각이 옳고 그른지는 표가 증명한다. 4월 29일 아침 한 표 행사를 위해 투표장에 꼭 가자.

jjack3@fnnews.com 조창원 정치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