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식 칼럼]

이젠 정치·4대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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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경제 정책경쟁이 살 길.. 4·29 재·보선이 개혁 신호탄

지난 4.29 재.보궐선거에서 진정한 승자는 여도 야도 아닌 국민이다. 국민은 염원인 민생과 경제살리기라는 잣대로 준엄하고도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직 여기에 더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이것이 총선을 1년 앞둔 가운데 치러진 이번 재·보선 결과에 투영됐다. 이번 재·보선의 가장 큰 변화라면 정치를 평가하는 국민의 잣대가 지역구도나 정서 대신 실리로 바뀌었다는 거다.

박근혜 대통령은 맥을 제대로 짚었다. 박 대통령은 4일 "4·29 재·보선에 과감한 정치개혁과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이뤄서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재·보선 결과로 볼 때 국민은 정쟁을 앞세운 정치놀음이나 지역구도 등엔 관심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완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민심을 제대로 못 읽은 탓이다. 새정연은 성완종 리스트를 호재로 삼아 줄곧 정권심판론을 앞세웠다. 새정연은 아직도 그 행간을 못 짚은 듯하다. 문재인 대표는 재·보선 직후 "당이 패배한 것일 뿐 국민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라며 "박근혜정권의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정권심판을 제대로 못한 것을 패인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새정연은 '유능한 경제정당'을 수권전략으로 내세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에 걸맞은 구체적 정책이념이나 뚜렷한 철학을 제시하지 않았다. 정치적 이슈를 문제 삼아 정권심판에만 집착하는 모습이다. 정권심판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 염원은 경제다.

국민이 새누리당에도 합격점을 준 건 아니다. 현 정권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를 밑도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야권의 경제상황 인식과 관련 전략 부재가 상대적으로 크게 보인 데 따른 반사이익일 뿐이다. 집권정당으로 과반의석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국 주도권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경제살리기 골든타임을 벌써 절반이나 허송했다. 공무원연금개혁안은 '졸속'으로 귀결된다.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 역시 지지부진하다. 뾰족한 대안이 없다 보니 국민은 새누리당엔 '당근'으로 제대로 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행사했다.

경제살리기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는 데는 네 편 내 편이 있을 수 없다. 정략.정파를 위한 당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추고 그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정치권이 정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의 삶을 보듬어야 국민이 믿고 따른다. 양질의 정책 발굴과 시행으로 상대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으로 내공을 쌓아야 한다.

여야에 주어진 시간은 1년이다. 공통된 숙제는 민생과 경제살리기다. 당리당략이나 정권심판을 앞세운 정치놀음을 국민은 식상해한다는 게 이번 재·보선에서 드러났다. 여야 모두 오로지 경제살리기 정책 경쟁만이 국가와 국민을 살리고, 그것이 곧 한 표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발등의 불'인 4대 구조개혁에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더 나은 정책을 내놓는 것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4월 임시국회가 이틀 남았다. 경제살리기 법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그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정치개혁도 민심을 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누가 뭐라 해도 앞으로의 1년은 국가, 나아가 국민에게 골든타임이다.
국민은 생활안정, 국가는 경제살리기, 정치권은 민심과 경제에 기반을 둔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안게 됐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은 1년 뒤 또다시 국민 앞에서 준엄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국민이 항상 '갑'이요, '승자'라는 거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