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생수 판매량, 올해 처음으로 탄산음료 추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11 15:33

수정 2015.05.11 15:33

세계 생수판매량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탄산음료 판매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수돗물 대용으로, 선진국에서는 건강음료로 인기만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나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세계 생수 판매량이 2380억리터(L)로 탄산음료 판매량(2270억L)을 제친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계 음료판매량집계에서는 탄산음료가 전체 31%, 생수와 우유가 각각 30%, 맥주가 28%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생수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08년 이후 생수의 연평균 판매량은 매년 6%씩 성장했지만 탄산음료는 1.3%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역별 판매 성장률을 살펴보면 2011~2016년 사이에 판매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은 아시아였다.
그 뒤로 중동과 아프리카, 호주 등이 뒤따랐다.

FT는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에 주목했다. 두 나라 모두 도시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가 믿을만한 상수도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산층을 중심으로 생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중국의 생수 소비량은 최근 5년 새 170억L에서 330억L로 뛰었다.

생수 브랜드 '에비앙'을 보유한 프랑스 식품기업 다농의 세실 카바니스 재무담당이사는 "아시아는 회사 성장의 핵심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생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국적 식품업체 네슬레에서 생수부문을 담당하는 마르코 세템브리 대표는 "미국에서 건강과 비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생수부문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내 탄산음료 판매량은 10년 연속 감소해 같은 기간 14% 줄어들었다.

영국 내 생수 판매량 또한 올해 3월까지 1년간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생수업체들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수 같은 제품은 제품 간의 차별성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베렌버그은행의 핀탄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네슬레의 경우 생수부문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로 다른 부문의 평균 기여율(15%)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수사업에는 지적재산이 들어가기 힘들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투입하기도 곤란하다"며 결과적으로 기업 전체 마진을 희석시킨다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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