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운영 한달 앞둔 '경주방폐장' 가보니

"주민 소통·안전성 우선.. 지역친화공간 탈바꿈"
지역주민에 운영현황 공개 올해 1만5천명 이상 방문

30년동안 진통을 거듭해온 경주방폐장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사진은 경주방폐장 1단계 지하저장시설의 조감도
【경주(경북)=이유범 기자】지난 15일 찾은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위치한 경주방폐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방사능폐기물 처리장이 지난해 말 운영허가를 받고 오는 6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주방폐장을 운영하는 원자력환경공단은 방폐물을 처리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저준위 방폐물, 안전 최우선

경주 방폐장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예정이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원전이나 병원 등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부품 등 방사능 함유량이 낮은 폐기물을 말한다. 전국 원전에서 발생하는 모든 방폐물은 경주 처분시설에 모여 적합성 검사를 받은 후 지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가장 먼저 찾은 인수저장시설은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는 방사능폐기물을 1차적으로 관리.판별하는 곳이다. 인수저장시설에 들어온 방사능폐기물은 '총량검사-중량검사-육안검사-표면방사선량률측정-표면오염측정-엑스선검사-드럼 핵종분석-압축강도 검사-처분용기방출' 등 9단계를 거쳐 결과에 따라 처분시설에 분류.저장한다. 이곳에 들어오는 폐기물도 까다로운 사전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경우 발생 현장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자체 검사와 원자력환경공단 예비검사를 거쳐야 한다. 두 차례 검사를 통과해야만 해당 폐기물은 경주 방폐장 인수저장 시설에 들어올 수 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방폐물 최종 저장고인 지하처분시설이다. 이곳 지하 저장시설은 입구 위치를 수면에서 30m 이상 높이에 지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발생한 쓰나미를 염두에 둔 것이다. 당시 쓰나미의 최고 높이는 16m였다.

입구를 지나 차를 타고 약 1.9㎞, 높이 130m를 내려가자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양 옆에 마주보는 형태로 총 6동의 사일로(저장고)가 지어져 있었다. 각 사일로의 크기는 둘레 25m, 깊이 50m다. 또 48㎜ 철근, 1~1.6m 두께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사일로 상부에는 이미 처분용기 하역을 위한 트롤리(크레인)가 대기하고 있었다. 트롤리는 200L 드럼 16개 또는 8개를 담은 처분용기를 들어서 사일로에 쌓게 된다. 각 사일로의 수용용량은 1만6700드럼으로 약 10만드럼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사일로는 리히터 규모 6.5의 강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폐쇄 후 방폐장 주변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 미만으로 관리되며 이 수치는 일반인 연간 허용 방사선량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주민과의 소통에 역점

이와함께 원자력환경공단이 방폐장을 조성하는 데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지역주민 공감과 국민 수용성이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곳이라는 점은 명확히 알리면서도 국민 거부감을 최소화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원자력환경공단은 처분장 전체를 '청정누리공원'이라는 테마광장을 조성했다. 50만㎡ 규모 테마공원을 통해 혐오시설로 낙인찍혔던 방폐장을 지역친화공간으로 만들었다.

또 처분장 운영 현황은 투명하게 공개한다. 지역주민이 방사선 관리 활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부지주변 열 군데에서 실시간으로 방사선을 감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매년 부지 주변과 비교지점에서 시료 650여개를 채취해 방사선 감시활동을 벌인다.


최근에는 방문객과 국민 아이디어를 받아 방폐장 안전을 더 개선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1만5000명 이상 방문객에게 시설을 공개하고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안전개선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방사선 관리를 철저하게 해달라는 주민 당부를 가장 많이 받는다"며 "더 널리 국민 아이디어를 받아 개선 작업 계속, 지역민과 아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