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7)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처벌해야 하나

"종교의 자유보다 국방 의무가 우선"
대체복무제가 대안



최근 광주지방법원이 '개인의 신념'이나 '종교적 이유'로 입대를 거부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개인의 양심 및 종교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양심적 병역거부)란 종교나 개인의 신념을 이유로 병역의무와 전쟁 참여(준비행위 포함)를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이같은 이유로 입대를 거부할 경우 병역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1년~1년6월개월간 옥살이를 하게 된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시각은 극명히 갈린다. 단순히 '종교적 신념과 개인의 양심'을 이유로 대한민국에서 군복무를 거부하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날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는 징계론과 무조건 재판에 넘겨 죄를 물을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대안론이 맞서 왔다. 파이낸셜뉴스는 이번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제를 '양심적 병역 거부자, 한국을 떠나야만 하나'로 정하고 실태를 짚어봤다.

■종교 자유보다 국방 의무가 우선

30대 박모씨는 "단순히 일부 종교의 교리만을 근거로 병역 의무를 거부한다면 이는 국민의 의무를 져버리는 반국가적 발상"이라며 "만약 누군가가 '총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교리를 펼치며 종교를 창시하면 '다양성 존중'만을 이유로 이 종교까지 다 나라에서 포용해 줘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군필자 입장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비리를 저질러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과 동일하게 보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20대 장모씨는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를 저버리고 단순히 종교의 자유나 개인의 신념만 주장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며 "총을 드는 것이 자신의 종교 교리에 반한다면 그 총을 들고 본인을 지켜주는 국방 밑에서 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심적'이란 단어도 매우 거북하다"며 "보통 '양심'이란 표현이 '도덕적으로 지켜야만 하는 무언가'로 여겨지는만큼 '선택적', '자의적' 병역거부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이모씨는 "준전시국가이자 징병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종교적 이유만으로 집총을 거부한다면 이민을 가는게 맞는것 같다"고 말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입영 및 집총 거부자'는 2010년 721명, 2011년 633명, 2012년 590명, 2013년 621명, 2014년 565명이다. 병무청은 이들 중 99%가 '종교적 이유' 때문에 병역 의무를 거부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병역거부자 처벌과 관련한 병역법 조항(88조 1항)에 대해 2004년과 2011년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민 공감 얻을 대안 필요"

병역 거부 문제를 단순히 특정 종교인들만의 일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여전히 사회지도층의 병역면제 비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자칫 '의도적 병역 기피자'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이들에 대한 '대체 복무제'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체복무제란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에서 군복무 대신 일정 기간동안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의무적으로 일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하고 있지만 개인의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국가는 독일 등 25개국이다.

30대 이모씨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고 국가가 형벌로 대응하는 것은 지나친 폭력"이라며 "현재 군복무 기간 보다 긴 기간 동안의 대체복무를 논의하는 등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모씨는 "헌법에서 보장돼 있는 양심의 자유를 무시할 순 없다"며 "병역 거부자들이 다른 '국방의 의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별도 제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0대 김모씨는 "현재 병무청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들에게 병역법 위반 행위라고 강하게 말할수 밖에 없다"며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허용을 담은 병역법개정안을 만들어 관용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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