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지배구조 재편 마무리.. 이재용 후계구도 굳혀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26 17:32

수정 2015.05.26 21:44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합병 후 사명은 삼성물산 오너일가 지분율 30.4%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종반부로 들어섰다. 삼성은 26일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한 제일모직과 허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을 전사적으로 합치는 초대형 합병을 결정했다.

그동안 합병.매각 또는 사업부문을 교통정리한 계열사 대부분이 지배구조 하부라면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매머드급 재편으로 이전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마무리 절차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요 합병효과로 △지배구조 단순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계열사 지배력 확대 등을 꼽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후 사명은 삼성물산이다.

■그룹 재편 가속·지배구조 단순화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삼성전자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뤄 제일모직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를 떠받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지주회사 격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한다는 것은 지배구조가 더 단순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에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바뀐다. 또는 합병회사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로 단순화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합병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그룹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양대 축이 된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삼성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단순화되는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에만 계열사 상장과 합병 등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20여개나 줄였다. 최근에는 제일모직 상장 당시 삼성카드가 보유지분 5% 전량을 구주매출로 처분해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이 부회장,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합병 후 삼성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은 줄어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3.4%에서 2.9%로, 이 부회장은 23.2%에서 16.5%로 감소하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 지분은 각각 7.8%에서 5.5%로 줄어든다. 삼성 일가의 합병 후 삼성물산 지분율이 총 42.2%에서 30.4%로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 IT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은 한층 강화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4.1%)와 삼성SDS(17.1%)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8%다. 하지만 제일모직보다 한층 강화된 지배력으로 지주회사로 재탄생한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다질 수 있게 된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우회적 지배력이 '삼성물산→삼성전자' 등으로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현재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에 대한 간접적 지배는 금산분리에도 노출돼 지배구조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합병 이후에는 이 회장(3.3%) 등 우호지분을 합하면 삼성전자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7.2%보다 높아진다. 금산분리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우호세력에 매각해도 지배구조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화재 정도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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