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최우선 쟁점이던 문학번역원을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흡수 통합하는 방안이 무산됐다. 문학번역원의 수출 지원 기능(출판저작권 수출)만 진흥원으로 이관된다.
문화예술위원회와 예술경영지원센터,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유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도 실패했다.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진흥회, 체육인재육성재단 등을 대상으로 한 체육기관들의 통합도 원안보다 후퇴했다.
27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화·예술분야가 민감한 사안들이 많았고 가장 반발도 심했다"면서 "당초 검토했던 것보다는 미흡한 수준이지만 이념적 스펙트럼이 워낙 넓은 분야이기 때문에 기능 조정과제들을 재확인한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기관 통폐합 대부분 실패
당초부터 문화·예술 분야의 기능 조정은 예산 절감보다는 전문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규모가 작은 여러 기관에 유사 기능이 산재해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포함해 6개 부처 산하 공공기관은 39개로 정부가 기능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9대 분야 중 공공기관 수는 가장 많다. 이를 위해 '소액다건식'인 문화예술분야 사업을 묶어 '다액소건식'으로 재편겠다는 것이 방침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효율성 잣대로 문화를 재단하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에 대한 투명성 제고 방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예술위원회와 예술경영지원센터,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유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정부는 결국 이들 기관을 모두 존치시키고 예술창작·예술산업·예술교육 등 핵심 기능만 조정하는 데 그쳤다.
문학번역원을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흡수 통합하는 방안도 무산됐다. 대신 문학번역원의 수출 지원 기능(출판저작권 수출)만 진흥원으로 이관됐다.
당초 대한체육회, 생활체육진흥회, 체육인재육성재단 등을 대상으로 추진되던 체육기관 통합도 소규모에 그쳤다. 체육인재육성재단만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개발원에 흡수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핵심 기능 위주 재편 먼저
어려운 상황에 첫 발을 뗀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문화·예술분야 기능조정을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통폐합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은 대부분 원안대로 관철됐다.
문화·예술 분야 대표 기관인 문화관광연구원과 관광공사는 당초 방향대로 핵심 기능 위주로 재편된다.
관광 조사연구 기능은 문광연으로 일원화하고 관광공사 조사연구센터는 폐지된다. 문화정보원의 통계기능도 문광연으로 이관된다.
하지만 기존에 검토되던 경제사회연구원으로의 이관은 미뤄졌다. 공운위는 '중장기적으로' 경사연 이관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기능조정 문화·예술분야 공청회에 패널로 참여했던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의 손원익 연구개발(R&D)센터 원장은 "다른 부처는 모두 경사연 산하에 출연연 형태로 연구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문체부만 국책 연구기관이 없다"면서 "정책을 서포트 하는데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수익사업도 민간에 위탁 운영된다. 민간과 경합하는 분야를 단계적으로 정리해 민간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취진다.
우선 박물관문화재단과 예술의 전당 식음료 매장 운영을 민간에 위탁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출자한 한국체육산업개발이 분당과 일산에 가지고 있는 스포츠센터도 민간에 매각된다.
관광공사의 경우 면세점 운영관리 기능을 폐지한다.
이번 기능조정 과정에 참여한 조세재정연구원 박한준 경영평가팀장은 "전체 공공기관의 역할이나 규모로 보기엔 마이너한 영역처럼 보일지 몰라도 각 기관별로는 아주 중요한 기능을 내놓는 것"이라면서 "국민에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민간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손을 떼도록 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추후 문화·예술분야 기능 조정에 대해서 손 원장은 "문화·예술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전문성이 높고 특수성이 강하다"면서 "기관을 줄이거나 축소하려는 게 아니라 전문성 제고가 기능 조정의 목적임을 강조해 설득해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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