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동양생명 인수 등 대규모 자금 쏟아부어
#.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지난 3월 보고펀드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57.5%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남은 절차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안방보험그룹은 덩샤오핑 전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의 딸 덩난의 사위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2004년 설립한 중국 종합보험회사다. 앞서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도 중국계 자본에 넘어갔다.
왕서방(차이나머니)의 한국자본시장 공세가 거세다.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 인수전에 뛰어드는가 하면 중국 기관투자가는 코스피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중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미래를 보려면 '왕서방(중국계 자금)'을 주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 개미들이 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빠르면 올해 안에 중국 개미(개인투자자)가 한국증시에 얼굴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개인의 국외 금융시장 투자를 허용하는 적격국내개인투자자(QDII2)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투자되는 차이나 머니는 주로 중국 국부펀드(CIC)와 외환관리국(SAFE) 등이다. 지금껏 중국 사람들은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로 허가받은 펀드를 통해서만 해외에 투자할 수 있었다.
중국의 금융데이터 분석 업체인 WIND에 따르면 2012~2014년 QDII펀드가 한국 주식을 1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 주식을 편입한 펀드는 9개. 시장의 관심은 주식 하이타오(해외구매)족의 쇼핑목록으로 향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QDII2가 시행되면 향후 2~3년내 해외투자 규모가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1조6000억원(QDII 펀드 중 한국 비중 3.6% 적용)이 한국 시장을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QDII펀드의 운용규모가 시가총액의 1%로 확대된다면 해외투자는 6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증시로 향하는 돈도 216억4000만달러(23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개인투자자가 자국 편향현상(Home-bais)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소비재 중 화장품, 미디어콘텐츠, 한류 등 엔터테인먼트, 중국기업과의 인수합병(M&A) 등과 관련된 종목들이 쇼핑 목록에 오를 전망이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QDII 펀드 혹은 해외주식 '직구'를 통해 자금이 유입될 만한 종목 역시 대형주와 중국 소비 관련주가 될 것"이라며"중국 본토증시의 조정국면이 곧 왕서방의 해외주식 '직구' 열풍이 거세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서방, 한국 자본시장 쥐락펴락
중국자본은 이미 한국 자본시장 깊숙히 들어와 있다. 4조달러를 넘는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 세계 10대 은행 중 4개 은행을 차지할 만큼 막대한 민간자본이 중국 자금력의 원천이다.
M&A시장에서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중국 보험회사 안방(安邦)보험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다크호스'다. 우리은행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한 데 이어 최근엔 보고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생명을 인수키로 했다. 안방보험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맨해튼의 업무용 빌딩을 사들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은 국내 유아용품 전문업체 아가방앤컴퍼니(이하 아가방)를 손에 넣었다. 1979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유아의류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유아전문기업이 중국인 품으로 넘어간 것.
중국 푸싱(復星)그룹은 지난해 LIG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인수를 타진한 데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얼굴을 내민 바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중국은 큰 손으로 부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현재 전체 외국인 보유채권 잔고는 10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6% 늘었다. 미국인 잔고는 18조8000억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보유 채권의 비중은 같은 기간 19.5%에서 18.3%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인은 이 기간 채권 보유액을 13조1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27.6%로 늘려 보유 비중도 13.6%에서 16.3%로 커졌다.
중국자본의 힘이 커지면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중국계 자금의 유입액이 대폭 늘어나면 중국 경제에서 발생한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어서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위원은 "대내외 경제 환경 변수가 있으나, 중국의 금융개혁 추진과 더불어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투자 주체도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업종을 넘어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이 뚜렷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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