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한미군 탄저균, 국내 공군기지 몰래 반입… 실험 후 폐기 ‘이럴수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30 09:40

수정 2015.05.30 09:40

주한미군 탄저균, 국내 공군기지 몰래 반입… 실험 후 폐기 ‘이럴수가’

주한미군 탄저균주한미군이 생화학무기에 쓰이는 살아있는 탄저균을 국내 공군기지로 몰래 들여와 실험을 하다 폐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극소량이라도 인체에 노출될 경우 치사율이 무려 95%에 달하는 탄저균. '공포의 백색 가루'로 불릴 만큼 위험성이 커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치명적인 물질이다.이런 탄저균을 주한미군이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반입해 실험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군은 지난달 탄저균을 들여와 지난 21일 균 식별과 탐지 역량 확인 훈련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살아 있는 탄저균을 반입할 때는 해당 국가에 신고해야 하지만, 미군 측은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민간 물류업체를 통해 들여왔다.미군 측은 훈련 도중 위험성이 감지되자 훈련을 중단하고, 균을 전량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 보건 당국은 미군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고서야 이런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29일 "미군이 4주 전 탄저균을 들여왔고, 절차에 따라 폐기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주한미군 측은 "탄저균 표본 실험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균이 죽은 줄 알아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다행히 아직까지 탄저균 감염자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보건 당국의 허술한 검역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탄저병을 일으키는 탄저균은 대표적인 생물학무기로 알려져 있다. 탄저균은 바실러스 안트라시스(Bacillus anthracis)라는 공식 명칭을 갖고 있는 흙 속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길이 4-8㎛, 너비 1-1.5㎛이다. 주변 환경조건이 나쁘면 포자를 만들어서 건조 상태로도 10년 이상 생존한다.탄저균의 포자에서 생성되는 독소가 혈액 내의 면역세포에 손상을 입혀서 쇼크를 유발하며, 심하면 급성 사망을 유발시킨다.탄저균은 가열, 일광, 소독제 등에도 강한 저항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탄저균에 오염된 것은 모두 소각하든지 아니면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탄저균이 생물학무기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탄저병 감염 후 발병하고 하루 안에 항생제를 다량 복용하지 않으면 80%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살상능력이 뛰어나다.천연두의 사망률이 30%인 것에 비교할 때 매우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탄저균 100㎏을 대도시 상공 위로 저공비행하며 살포하면 100-300만 명을 죽일 수 있으며, 이는 1메가톤의 수소폭탄에 맞먹는 살상 규모이다.
탄저균이 생물학무기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분말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하여 보관과 이용이 편하다는 사실이다.이처럼 이용하기 쉽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면 민간인의 생명이 더 위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의 오움진리교나 9.11 테러 이후 우편 테러는 탄저균의 위험성을 충분히 입증 된 바 있다./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