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메르스 사망자 2명, 호흡기질환이 문제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02 14:36

수정 2015.06.02 14:58

천식 기관지
천식 기관지

메르스 사망자 2명은 모두 호흡기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였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발생한 첫 번째 사망자는 천식, 고혈압과 함께 관절염에 의한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이 원인인 '의인성 쿠싱 증후군' 등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58세 여성이다.

■사망자 2명 호흡기 질환자

첫 사망자는 천식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최초 메르스 환자를 접촉했고 이후 상태가 나빠져 병원을 옮겨 치료를 받던 중 급성 호흡기능상실로 사망했다. 이 환자는 사망한 병원에 이송됐을 당시 위중한 상태였고 사망 당시까지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와 혈액 투석 등 생명유지 치료만 해왔다. 이후 지난달 31일에서야 메르스 의심 환자로 지정돼 중환자실 내 음압격리실로 옮겨졌다.

두 번째 사망자는 국가 지정입원치료 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71세 남성으로, 6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였다.
이 사망자도 기저질환으로 중증 폐 질환인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COPD)을 앓아왔다. 발열 등의 증상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중 메르스 최초 환자와 접촉하고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들은 "두 명의 사망자가 호흡기 질환에 걸린 환자라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상태가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COPD와 천식 비슷한 점 많아

COPD는 담배나 먼지, 가스 등이 원인이며 숨을 쉴 때 공기가 들락거리는 길인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파괴되고 기관지 끝인 폐포가 망가지면서 천천히 폐기능이 저하되어 숨이 차게 되는 질환이다.

기도의 염증으로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를 동반하는 '만성기관지염'과 폐포가 파괴돼 힘 없이 늘어나는 '폐기종'이 나타난다. 보통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숨차는 증상이 생기게 된다. 숨차는 증상이 서둘러 걷거나 비탈길을 오를 때 심하고 평상 시에는 덜한 것이 특징이다. 천식은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하고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서 기관지가 좁아지면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기관지에 염증과 근육수축으로 인해 천식이 발생하면 숨이 차고, 휘파람 부는 소리처럼 쌕쌕 거리는 소리가 폐에서 나고 기침이 나오며 가래가 많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식과 COPD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두 질환의 유사한 점은 만성적으로 기침, 호흡곤란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다른 점은 천식은 알레르기가 주 원인이고 증상이 계절 환경에 따라 변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COPD는 흡연이 주 원인이다. 하지만 호흡곤란의 정도가 악화될 때를 빼놓고는 비교적 증상이 비슷하다. 또 천식 환자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꽤 있어서 실제 두 병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두 병이 함께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감기, 병 악화 주요 원인

치료 방법도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질환 모두 흡입제로 치료한다. 하지만 흡입제 및 복용 약물의 종류는 약간 차이가 있다.

또 천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전혀 없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COPD는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COPD의 원인은 대부분 흡연이고 하루 1갑을 10년 정도 피우게 되면 병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담배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담배의 영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흡연량이 많지 않음에도 발병하기도 하고 평생 흡연해도 치료할 정도까지는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20~30%의 환자는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게 발병한다.

흡연 외의 원인으로는 집안의 연기, 과거 결핵, 천식, 대기 오염 등이 있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좋은 공기를 마시며 호흡기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병의 예방에 중요하다.


또 감기 및 폐렴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 및 진행에 중요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바깥 나들이 다녀온 후 꼭 손을 깨끗이 씻고, 독감이 돌 때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천식은 기관지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를 해야 하며 급성 발작이 발생하면 기관지 근육을 이완시켜서 경련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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