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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정부 추진 에너지 자립섬 시범단지 전남 가사도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02 16:49

수정 2015.06.02 16:49

태양광·풍력발전 상호보완.. 섬내 사용 전력 80% 생산
작년 10월 설비 준공 후 유류비 1억5천만원 절감 해외진출 모델로 떠올라

전남 진도 가사도는 국내 첫 MG시스템을 적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가사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설비의 모습.
전남 진도 가사도는 국내 첫 MG시스템을 적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가사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설비의 모습.

【 진도(전남)=이유범 기자】 전라남도 진도군에 위치한 가사도. 서울에서 420여km 가량 떨어진 이 섬은 배편이 하루에 왕복 1차례밖에 없는 전형적인 섬마을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이후 이곳은 정부와 한국전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마이크로그리드(MG)를 이용한 에너지 자립섬 시범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 송전선로가 도달하지 않는 도서지역은 디젤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소비해왔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독립형 전력망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융.복합된 차세대 전력 체계다.
전력당국은 이 섬의 MG 시범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도서 지역 보급은 물론 해외에 에너지 자립섬 모델의 수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가사도가 마주보이는 진도 가학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가량 지나 가사도에 도착했다. 가사도에서 도착해 정면을 보이는 언덕길을 따라 마이크로그리드(MG) 센터로 향했다. MG센터는 ESS와 EMS(에너지관리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섬에 설치된 태양광.풍력발전의 발전상황을 확인하고, 남은 전력을 저장하고 있었다.

현재 가사도는 섬내 사용 전력의 8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가사도 ESS의 저장용량은 3㎿로 100% 충전을 했을 때를 가정하면, 저장전력 출력만으로 가사도 160여가구가 하루동안 전력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한전측의 설명이다.

이어서 차를 타고 5분여를 이동해 풍력발전 단지로 이동했다. 가사도에는 총 4기의 풍력발전기를 가동하고 있었다. 이날 가사도의 바람은 매우 약해 풍력발전기가 가동과 정지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어서 다시 차를 타고 5분여를 이동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찾았다. 태양광설비는 섬내 저수지 위에 떠 있었다. 좁은 섬의 특성을 감안해 육상 대신 수면을 이용한 것이다.

이날 바람이 일정치 않아 가동효율이 나빴던 풍력과 달리 태양광 설비시설은 148㎾ 안팎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때 섬 수용가의 전력수요 부하는 79㎾로 나머지 전력은 ESS로 저장되고 있었다. 송일근 마이크로그리드 연구사업 단장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 풍력발전과 태양광 설비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을 담당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가사도 MG 준공후, 디젤발전기 가동을 거의 안하면서1억5000만원 가량의 유류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범 운영중인 가사도 MG에는 92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는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연구성을 감안해 설비를 투자한 것이다. 한전은 42억원 정도면 가사도 규모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운영해 20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한전은 가사도 MG 운영 노하우를 이용해 캐나다 등지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는 향후 새로운 먹거리 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한전은 기대하고 있다.
송 단장은 "가사도에서 독립형 MG 운영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내려짐에 따라 향후 63개 다른 섬 지역으로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캐나다 '파워스트림(PowerStream)'사와 MG 실증사업,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지역 전력사업 진출을 위한 소규모 MG 기술 현지화 사업 등 다양한 해외진출 모델을 만들어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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