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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유통, 다단계·방판 '人적 판매'가 뜬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09 09:47

수정 2015.06.09 09:47

대리점·판매점 등 오프라인 위주이던 휴대폰 통신시장 유통망이 '인(人)적 판매' 방식으로 활성화 되고 있다.

어떤 판매 경로를 통하던 판매자가 챙기는 수수료는 비등하지만 인적판매를 할 경우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도 높고 매장 관리비용도 줄어들어 유리하다. 이와 함께 소비자 입장에서도 지인을 통해 휴대폰을 구매하고 꼼꼼하게 설명을 들을 수있단 점에서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인적 판매 방식을 통한 휴대폰 유통은 페이백 지급 등 불법이 발생해도 감시망을 피해갈 가능성이 높으나 이 같은 유통과정을 금지할 근거가 없어 규제 당국은 이를 예의주시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 LG U+ 네트워크 판매 반응↑

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시장이 장기 불황에 접어 들면서 기존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거치지 않고 휴대폰 판매자가 고객을 직접 판매하는 인적 영업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적 판매는 대표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없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단계) 판매'나 '방문 판매'가 있다.


먼저 네트워크 판매는 판매자와 연결된 하부 판매자가 유치하는 휴대폰 상품에 따라 상위 판매자가 간접 수당을 받는 구조로, 별도 매장이 없거나 간소한 상담공간만 있어도 영업이 가능하다.

판매원 등록 행위로 수익이 발생하는 피라미드 영업과 달리 하부 구성원의 제품 판매로 수익이 발생하는 방식이라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재고나 강매부담이 덜하다.

다만 인적 판매인 만큼 불법 리베이트를 지급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보완책도 내놓고 있다.

LG U+의 경우 판매자가 임의로 온라인 폐쇄몰 등을 통해 페이백 영업을 하다 발각될 경우 해당 통신사가 리베이트를 전액 환수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등 자체 페널티로 만들어놓은 상황이다.

■ SKT·KT도 인적판매 대응

이와 함께 또 다른 인적 판매로 방문 판매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네트워크 판매방식과 같지만 3단계 이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판매에 비해 방문판매는 '추천인-피추천인'의 1단계를 원칙으로 하는 단순한 구조다.

SK텔레콤은 최근들어 방문판매 인력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현재 판매 자회사 산하에 약 1700여명의 영업인력이 활동하고 있으며 월 1만건 수준이던 실적도 올 들어 월 2만건으로 두 배 증가했다.

KT의 경우 사내 지인판매를 통한 방문판매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GBT(골든 브릿지 투게더)라 불리는 사내 지인판매를 통해 이 통신사는 매월 3만건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5만건 이상을 달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인적판매 뜨는 이유?

이처럼 통신사들이 인적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기존 영업방식보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판매나 방문 판매는 무점포 영업이 가능해 통신사 입장에서는 매장 인테리어, 간판, 임대료 등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특정 지역과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구매로 이어질 확률 높고, 한번 유치하면 가입자가 장기간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어 가입 후 이탈율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찾아가지 않더라도 지인을 통해 쉽게 가입할 수 있으며 사후 관리 측면에서도 대리점이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안심할 수 있다.

한 통신사 네트워크 판매자는 "네트워크 판매나 방문 판매는 진입 장벽이 낮고 부가 수익을 낼 수 있어 부업 수준으로 생각한다면 부담없이 해 볼만 한 일"이라며 "이러한 영업방식의 상위 30% 판매자들은 월 수백만원 이상의 고정 수익을 장기간 올리고 있어 수당이 꼭 낮다고만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대리점 중심의 유통구조가 인력 판매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도 분명한 장점이 있는 만큼 기존 피라미드 영업 방식과는 구분 지어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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