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IoT 경쟁, 화두는 '개방'

황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2 16:11

수정 2015.06.12 16:11

전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신산업 사물인터넷(IoT)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IoT 목장의 혈투는 그동안 다른 산업의 시장경쟁 처럼 빗장을 걸어두고 경쟁사와 영역다툼을 벌이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목장의 담장을 허물어 목장을 개방하는 경쟁이다.

전 세계 수백만가지의 생활용품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IoT 산업의 특성 때문에 빗장을 걸어둔 목장은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누가 더 빨리 효과적으로 목장의 담장을 헐어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목장 안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경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삼성·구글·애플 글로벌기업들, 담장 허물기 경쟁

12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각각 IoT 플랫폼 '브릴로', '홈킷'을 각각 발표하고 IoT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세계 ICT 시장을 주도하는 두 기업의 최대 IoT 전략은 개방이다. 양사 모두 SDK(소프트웨어 개발 킷)를 공개하면서 더 많은 개발자들이 자사 운영체제(OS)의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섰다.

과거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SW)를 직접 만들어 공급했다면 이제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누구든지 들어와서 응용 프로그램, 디바이스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8월 미국 IoT 전문기업인 스마트싱스를 2억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 뒤, 지난달에는 개방형 IoT 기기 개발 플랫폼 '아틱'을 내놓으며 IoT 시장 개방 물결에 동참했다. 아틱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통신칩, 센서 등으로 구성된 개방형 IoT 개발 플랫폼이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아틱을 이용해 삼성전자와 연결되는 IoT 서비스나 앱을 만들 수 있다.

인텔, 퀄컴 등 전통의 강자들도 잇달아 IoT 플랫폼을 공개했고 중국 화웨이는 초경량 IoT 운영체제(OS) '애자일 IoT'를, 샤오미는 스마트홈 플랫폼 '미홈(Mi Home)'을 선보였다.

■통신회사들도 각자 플랫폼 내놓고 경쟁

IoT 경쟁은 영역구분이 없다. 제조회사나 서비스회사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목장의 문을 열어놓고 개발자들과 다양한 생활용품, 산업군을 끌어들이면 시장의 승자가 되는 구조다.

SK텔레콤, KT, LG U+ 국내 이동통신 3사도 각자 IoT 플랫폼을 공개하고 경쟁에 가세했다.

SK텔레콤과 KT도 IoT 플랫폼을 내놨다. SK텔레콤은 국제 표준 'oneM2M' 기반 IoT 플랫폼인 '씽플러그'를 열었다. 씽플러그는 국제 표준인 'oneM2M Release 1'을 기반으로 한 IoT 플랫폼으로, oneM2M 표준을 준수하는 단말기, 앱과 쉽게 연동이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oneM2M는 지역별로 다른 M2M 표준 때문에 국제적으로 제품을 호환할 수 없는 현실 개선을 위해 2012년 출범했으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미국통신정보표준협회(ATIS)·유럽통신표준화기구(ETSI) 등이 참여 중이다. 기관·단체는 개별적으로 M2M 표준을 개발하지 않고 oneM2M에 안건으로 올려 국제 표준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방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oT를 통한 초연결 사회는 단순히 한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범용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국제 표준에 기반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KT는 기존에 운영하던 기업형 IoT 플랫폼 '3MP'를 개인형 시장까지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IoT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IoT 플랫폼'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으로 향후 출시되는 KT의 모든 IoT 서비스는 이 플랫폼 기반으로 구현할 방침이다. 현재 KT는 개방형 IoT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을 위해 다양한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비콘 인프라 등 중소기업이 선투자하기 어려운 IoT 특화망에 대해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LG U+는 세계 최대 IoT 사업자 연합인 '지-웨이브 얼라이언스(Z-Wave Alliance)'와 손을 잡았다. 지-웨이브 얼라이언스는 스마트 가전제어 등 '홈IoT'에 적합한 무선통신 솔루션인 'Z-Wave'를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합체다. 전 세계 230여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LG U+는 지-웨이브 회원사들과 플랫폼을 공유해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이상철 LG U+ 부회장은 "제조업체들은 하드웨어에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제조사마다 앱이 달라 모든 제품을 연결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앱을 자유롭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개별 제조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통신사가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LG U+는 IoT를 추진하는 모든 기업들이 LG U+의 플랫폼과 SW 등 자산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고 있다.
최근 지-웨이브를 적용한 가스밸브 원격제어 서비스 'U+가스락' 등이 그 결과물이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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