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한국 병문안 문화, 이대로 좋은가] (3) 해외 병실은 어떤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4 15:34

수정 2015.07.28 13:50

해외 병원들은 기본적으로 1인실을 기본병실로 하거나 보호자나 간병인이 병실에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이는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보호자와 간병인이 상주하는 병실에서는 간호사들이 간병을 하는 포괄간호병동에 비해 감염률이 높았다.

14일 고려대의대 근거중심의학연구소가 지난해 조사한 '보호자·간병인 상주에 따른 환자안전지표 위험비'에 따르면 병원 내 감염은 포괄간호병실이 1000명당 2.1명이었지만 보호자 간병인 상주병실은 6.9명으로 2.87배 높았고 병원 병원 발생 폐렴도 간호병실은 0.7명이었지만 상주병실은 4.0명으로 6.75배 높았다.

감염 이외에도 낙상도 간호병실은 11.7명, 상주병동 22.2명으로 2.32배, 욕창은 포괄간호병실 18.2명, 상주병실 32.8명으로 2.45배, 요로감염은 간호병실 1.8명, 상주병실 6.8명으로 4.36배나 높았다.

포괄간호병실은 간호사가 간병인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정부 시범사업이 진행중이다.
이 병실은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는다.

고려대의대 근거중심의학연구소 김현정 교수는 "간병인이나 보호자는 의학적 지식도 없이 수발만 들게 된다"며 "또 병원은 병실의 감염 문제 때문에 베드와 베드 사이에 간격을 두고 있지만 6인실의 경우 보호자나 간병인이 1명씩 더 병실에 있으면 12인실이 돼 버리기 때문에 면적당 감염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병실, 기본 병실이 1인실

일반적으로 해외 병원들은 기본 병실이 1인실이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은 "미국은 1인실이 기본병실이고 2인실이나 다인실은 중환자실과 같은 집중치료시설(ICU)이나 정신병동처럼 관찰이 필요한 경우에 두고 있고 독일은 법적으로 1인실만 두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원은 저수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낮은 가격으로 병실을 사용하려다 보니 6인실 등 다인실을 두게 된 것이다. 특히 4인실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환자들도 다인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간병은 간호사 업무의 한 분야

그렇다면 외국에는 다인실이 없을까.

일본은 3~4인실이 흔하고 호주나 캐나다도 4인실이 기본병실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병실에 보호자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문화적으로 병원에 있을 때 찾아가는 게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병문안을 다니지 않는다. 또 대부분 방문객이 오면 면회실에서 면회를 하게 된다.

간병인이 없는 대신 간호사가 간병까지 하게 된다. 이 일이 가능한 것은 간호사 1명당 환자수가 적기 때문이다. 기본 병실이 4인실인 나라는 대부분 간호사 1명이 4명을 돌본다. 이 때문에 간병인이 필요없다. 미국은 1인당 5명, 일본은 1인당 7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명의 간호사가 상급종합병원 1인당 15명, 병원급은 1인당 30명을 돌봐야 한다.

김 교수는 "4인실이라도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는 병실은 1인실보다 병원 내 감염이 높지 않다"며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간호사 1인당 4명은 아니어도 7~8명 수준으로 줄여 감염을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포괄간호병실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나라다. 일본도 1994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처럼 간병인이 병실에 상주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간병인 대신 간호사를 채우지 않으면 영업정지를 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을 편 후 간병인이 병실에서 사라졌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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