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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후폭풍] 메르스 환자 탈출하고 자가격리자 외출하기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5 17:25

수정 2015.06.15 17:3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자가격리자들이 무단으로 외출하거나 병원 격리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재난 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41번 환자 A씨(42)는 격리돼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병원을 탈출했다.

15일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아버지의 정기검진을 위해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들렀고 이때 응급실 화장실을 이용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9일부터 발열, 어지럼증, 기침, 가래 등 증상을 보였지만 12일 오후 강남구보건소에 전화했다. 하지만 보건소 구급차와 간호사가 출동하는 15∼20분 사이를 참지 못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다.
A씨는 병원 외부에서의 문진과 선별진료과정을 진료 거부라고 주장하면서 진료 과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의료진은 환자를 설득해 음압시설이 갖춰진 병원 외부 음압격리실로 안내하고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할 것을 당부했으나 환자는 병원의 요구에 불응하고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막말을 한 후 무단으로 음압격리실을 벗어나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김형중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그날 저녁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 A씨에게 전화해 복귀를 요청하는 한편 보건 당국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환자는 서울의료원에 입원했으며,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청주에서도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인 50대 여성 B씨가 답답하다며 외출하는 일이 벌어져 보건당국 등이 긴급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15일 청주시 상당보건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0분께 청주시 상당산성에 메르스 자가격리자가 나타났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보건소 직원 2명은 경찰관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수색을 했으나 대상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B씨는 지난 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자가격리자가 돼 너무나 답답해 나왔다"고 말했다. 다행히 B씨는 15일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방역차량을 동원, B씨가 텐트를 친 곳에 대해 소독을 해야 했다.

이전에도 자가격리자 이탈은 줄곧 있었다. 메르스 확진환자를 진료해 자가격리 대상이 된 전북 순창 모 병원 의사 C씨 부부는 지난 6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다가 귀국했다.


대전 거주 50대 여성도 지난 5일 밤 당국과 연락이 두절된 후 이틀이 지나서야 위치추적에 성공, 울릉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마을 전체가 외부와 격리된 전북 순창군의 한 마을 이장 아들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광주 모 사회복지인력개발원에서 공익 직무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서울에 거주하는 자가격리 50대 여성도 남편과 함께 버스를 타고 전북 서해안에 있는 골프장으로 이동해 골프를 쳐 논란이 됐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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