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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K팝 팬이 뽑은 한국 아이돌 1위, 한중 합작 보이그룹 '유니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7 17:17

수정 2015.06.17 22:23

"이제 한국에서 더 사랑받고 싶어요" 한국인 둘·중국인 셋으로 구성 포르투갈어까지 5개국어 소화, 세계 무대 꿈꾸는 글로벌 아이돌
지난해 10월 데뷔한 한·중 합작 보이그룹 '유니크'는 한국인 2명과 중국인 3명으로 구성됐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랩과 작곡을 담당하고 있는 승연, 중국 리더이자 래퍼인 조이쉔, 클래식 기타가 수준급인 중국인 멤버 문한, 리드보컬이자 팀의 리더인 성주. 팀의 막내인 이보는 영화 '상학원합화인'에 캐스팅돼 사진촬영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지난해 10월 데뷔한 한·중 합작 보이그룹 '유니크'는 한국인 2명과 중국인 3명으로 구성됐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랩과 작곡을 담당하고 있는 승연, 중국 리더이자 래퍼인 조이쉔, 클래식 기타가 수준급인 중국인 멤버 문한, 리드보컬이자 팀의 리더인 성주. 팀의 막내인 이보는 영화 '상학원합화인'에 캐스팅돼 사진촬영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올해 중국 '쿠 뮤직 아시아 어워즈'에서 신인상 수상, 상반기 중국 K팝 팬이 뽑은 아이돌 1위, 웨이보 활동 팬수 100만. 지난해 10월 데뷔한 신인 아이돌 '유니크'가 데뷔 7개월 만에 낸 성적이다. 중국의 대표 연예 전문 사이트이자 최대 음원유통 사이트가 주최한 시상식이고 중국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아시아 최고를 구가하는 엑소의 웨이보 가입자 수가 약 600만이니 신인 아이돌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유니크는 애초에 한국과 중국 시장을 모두 염두에 두고 기획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멤버 구성도 한국인 둘, 중국인 셋이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이들의 첫 녹음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 OST '셀러브레이트(Celebrate)' 중국어 버전이었다. '닌자 터틀'의 OST '본 투 파이트(Born to Fight)'의 중국어 버전도 이들에게 돌아갔다. 신인으로서 중국 최고 인기 예능 '쾌락대본영'에 출연해 소년의 풋풋함과 예상을 뛰어넘는 노래 실력으로 중국 팬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만난 유니크는 프로모션을 위한 중국행을 앞두고 한껏 들떠 있었다. '비글돌'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만큼 다섯 멤버들이 있는 곳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단다. 이날도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했다. 그런데 가장 어린 멤버 이보(17)가 보이지 않았다. 곽부성 등 중화권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영화 '상학원합화인'(감독 장태유)에 캐스팅돼 먼저 중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캐스팅 소식 듣고 본인은 오히려 무덤덤하더라고요. 저희가 더 신이 나서 축하해줬어요. 사실 저희 모두 연기 수업도 받거든요. 앞으로 보여드릴 게 많아요!" 리드보컬이자 한국 리더를 맡고 있는 성주(21)가 호기롭게 말했다. 그런데 이들, 실제로 다재다능이다.

중국 K팝 팬이 뽑은 한국 아이돌 1위, 한중 합작 보이그룹 '유니크'


■최대 5개국어…준비된 '글로벌 아이돌'

한·중·일 3개국어는 기본이다. 랩을 맡고 있는 승연(18)은 영어, 포르투갈어까지 5개 국어 능력자다. 브라질 프로팀 코린티안스의 유소년 팀에서 주전으로 2년간 활약한 특이한 이력도 있다. 승연이 축구 꿈나무였다면 보컬을 맡고있는 문한(20)은 수영과 농구 실력자다. 중국의 수영 영웅 쑨양의 후배로 중국 항저우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고 미국 유학 시절 교내 농구부 대표로도 활동했다. 초등학교 시절을 중국에서 보낸 성주는 봉술이 특기이고 중국 리더이자 랩을 맡고 있는 조이쉔(24)은 태극권 마스터인 삼촌에게 사사했다. '운동돌'이 따로 없다.

멤버 모두 악기를 다룬다. 성주는 젬베 연주와 비트박스가 특기다.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보컬 기본이 탄탄하다. 승연은 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작사·작곡에도 재능이 있다. 첫번째 미니앨범 '이오이오(EOEO)'에서 '본 투 파이트'를 제외하고 모든 곡 작사에 참여했다. 문한은 클래식 기타가 수준급이다. 중국에서는 1~10급까지 기타 자격증을 주는데 문한은 9급이다. 조이쉔은 춤에 일가견이 있다. 세계 대회 1위 수상 경력이 있는 얼반 장르 팀 '몬스터 스웩'에서 춤을 췄다. "중국은 한국처럼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없어요. 그런 게 생기길 기다리며 나름의 준비를 해왔죠. (빅뱅 태양의) '링가링가'를 안무한 페리스 고블의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무작정 호주 가는 비행기를 타기도 했어요."(조이쉔)

각자 재주가 많지만 뮤지션으로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영국 출신 5인조 보이그룹 '원디렉션'을 팀 전체의 롤모델로 삼았으나 음악적인 부분까지 닮아갈 생각은 없다. 멤버 모두 곡 선택, 편곡, 의상, 무대 연출 등 활동 전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앨범 작업할 때 저희 생각을 많이 반영해요. 회사에서도 그걸 지지해주세요. 롤모델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죠. 그런데 '신화' 선배님들처럼 장수그룹이 되고 싶은 건 모든 아이돌의 꿈일거에요."(승연)

■ 한류 겨냥?…"음악 잘해야죠"

유니크는 전설의 동물 '유니콘'과 독특하고 특별하다는 뜻의 '유니크(unique)'의 합성어로 '가요계의 유일무이한 그룹이 되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중 합작 그룹으로서 '한류'를 겨냥한 기획의도가 분명해 보이지만 팀명 뜻처럼 장기적인 시야로 미래를 보고있다. 유니크의 청사진은 '한·중합작 보이그룹'을 넘어서는 무엇이었다.

"꼭 한류를 목표로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고싶은 음악을 하는 그룹이고 싶어요. 각자 좋아하는 음악 장르도 다르거든요. 이번 앨범은 승연이 좋아하는 힙합을 했다면 다음 앨범은 문한이 좋아하는 어쿠스틱 음악이 될 수도 있고요."(성주) "저와 승연이는 작곡도 하니까 저희가 만든 음악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아티스트'라는 말이 무거운 건 사실이죠. 하지만 점차 그렇게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믿어요."(조이쉔)

이번 중국 프로모션에서는 3주간 상하이, 베이징, 쑤저우, 다롄 등 4개 도시 팬 사인회를 연 뒤 한국으로 돌아와 정규 앨범을 준비한다. 일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도 계획 중이다.
8월에는 다시 중국으로 가서 팬미팅을 연다.

'한류 유망주'로 불리지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중국보다 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어디서든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저희의 뿌리는 K팝이니까 한국에서도 더 많이 사랑받고 싶어요."(성주)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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