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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웅 전문기자의 알기쉬운 住테크] (3) 저금리의 역습 시작되나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8 17:36

수정 2015.06.18 21:43

'대출받아 주택 매입 = 월세·시세차익' 공식 자리잡나
[김관웅 전문기자의 알기쉬운 住테크] (3) 저금리의 역습 시작되나

한국은행이 지난주 말 기준금리를 또 내렸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1.50%는 역대 최저입니다. 물가상승률이 연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같은 초저금리는 경제 여러 분야를 요동치게 만듭니다. 시중 자금이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증권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990년대 일본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다가 해외채권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큰 돈을 번 일명 '와타나베 부인'도 이같은 저금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초저금리 시대,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올까요. 일각에서는 '저금리의 역습'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선 주택 전월세 시장에서는 전세집 부족 현상이 가속화 돼 전셋값이 더 급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예금이율이 기껏해야 2.0% 안팎이지만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면 최소 4.0% 이상 이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더 늘수 밖에 없다는 거죠.

매매시장은 더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주택시장에서 전셋값 급등세가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자금은 월세수입과 시세차익을 노리고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저금리는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 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도 움직이게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앞서 사례로 들었듯 요즘은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 강북지역에서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할 경우 3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투자가 가능합니다. 초저금리로 소액 대출을 받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겠죠.

전세수요자의 매매시장 진입 문턱도 크게 낮아집니다. 전세수요자 입장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반전세로 월세를 부담하느니 차라리 저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받아 매입을 하는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초저금리시대가 시작되면서 매매시장은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와 일반 소액투자자, 전세수요자 모두가 모이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과거 주택시장과는 다른 주목할만한 현상이 있습니다. 아파트가 이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2002년이나 2006년께 주택가격이 많이 오르던 때는 고가주택이 먼저 오르고 중저가 주택이 뒤를 따랐습니다. 요즘은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3억원 안팎의 중저가 주택 가격은 소리없이 계속 오르는 반면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오름세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거래량도 같은 모습입니다. 왜 그럴까요. 전월세 시장이 본격적인 월세시대로 전환되면서 중저가 주택을 매입해 안정적인 월세수입을 얻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세차익도 고가주택보다 중저가주택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이유입니다.

금리는 이처럼 부동산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많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최근 미국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든 나라가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글로벌금융위기 같은 상황이 오지 않는 한 금리는 과거처럼 고금리시대로 회귀하기는 힘들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kw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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