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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株 입지 좁아진 삼성전자·현대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1 18:08

수정 2015.06.21 18:08

악재 겹친 삼성전자.. 갤S6 실적 기대감 줄고 메르스 책임론 불가피 2009년 시총비중에 근접
엔저 발목 현대차.. 한전부지 인수금 지출에 실적부진 겹쳐 주가 하락 시총비중 2%까지 떨어져

대표株 입지 좁아진 삼성전자·현대차

한국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안으로는 갤럭시 S6에 대한 기대감이 꺼지며 2·4분기 실적 개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밖으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회적 책임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발목을 잡는 등 풀어야 될 숙제가 적잖다. 현대차도 엔저 등으로 인한 수출길이 막히자 전체 계열사까지 실적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현대차 시총, 금융위기 직후 수준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말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19일 종가(126만6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186조4810억원이었다.
지난 2009년 시총 117조6992억원에 비해서는 70조원 가량이 많다.

하지만 비중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입지는 예전만 못하다.

갤럭시 S6에 대한 기대감이 한창이었던 올 3월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신고가(151만원)를 찍으며 시총도 216조5300억원으로 팽창했다. 시총 비중도 15.04%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주가는 16%가 내렸고, 시총은 30조원이 증발했다.

덕분에 삼성전자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9년(12.08%)에 근접한 12.64%로 추락했다. 뚜렷한 호재가 요원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힘든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더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전력 부지 인수에 과도한 지출을 했다는 평가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탄 현대차는 올해는 실적 부진까지 동반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 인수 발표 이전인 지난해 7월 말 주가 24만7000원, 시총 54조779억원을 기록했다. 이때 현대차 시총 비중은 4%에 육박했다. 하지만 현재는 주가 13만원, 시총 28조6359억원으로 비중은 1.94%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9년 2.74%(26조6535억원)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시총 2위 자리도 SK하이닉스(31조7045억원)에 내줬고, 4위 한국전력(28조3106억원)과의 격차도 3253억원까지 좁혀졌다.

■불투명한 미래가 더 걱정…목표주가 내려

문제는 향후 양사 모두 매력적인 반등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실적 개선폭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었고, 엘리엇과의 공방전도 심화되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부각되면서 국가적인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매출 207조7000억원, 영업이익 28조원으로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인세율 상승 탓에 주당순이익(EPS)은 5.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삼성그룹은 경영권 승계라는 과거지향적인 문제에 갇혀 있다"며 목표주가를 167만원으로 4.6% 하향했다.

현대차는 당장 '엔저의 산'을 넘지 못한 2·4분기 실적부터 우려가 깊다.
현대차의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9%, 16.5% 감소한 22조1000억원, 1조7400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 영업이익이 7.3%(1조8800억원) 미달한 것이다.


현대증권 채희근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공급 과잉, 미국 성장률 둔화, 신흥시장 수요 부진, 환율 등으로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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