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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벤처들 투자 늘리고, 스타트업은 협력 시너지내고...벤처 생태계 살아난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4 14:49

수정 2015.06.24 17:19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스타트업(신생 벤처) 창업 열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스타트업들이 시너지를 낼 만한 사업군을 가진 기업들 간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 성공한 벤처 1세대로 꼽히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 등 굵직한 벤처기업가들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 어렵게 창업해 외롭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던 국내 벤처 문화가 협업과 선배의 지원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생태계를 구성해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간 협업...시너지↑

2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수는 올해 들어 3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1998년 2042개에 그쳤던 벤처기업은 2006년 1만2000개를 넘어섰고 2010년 2만4600여개로 늘어나면서 창업이 활성화됐다.

이같은 활성화의 원인은 스타트업들간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성공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스타트업간 협업은 마케팅부터 경영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모바일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를 서비스하는 NBT는 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일쉐어'와 인터넷 매거진 및 웹툰 애플리케이션(앱) 'ㅍㅍㅅㅅ', '배틀코믹스' 등 스타트업들과 콘텐츠를 제휴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모바일 잠금화면에 광고나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앱인 캐시슬라이드가 다른 스타트업들이 생성한 콘텐츠를 유통해 주는 것이다.

콘텐츠 업체들은 캐시슬라이드의 하루 사용자(DAU) 260만명에게 자사의 콘텐츠를 노출시킬 수 있고, 캐시슬라이드는 제휴를 통해 보다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해 사용자를 늘릴 수 있는 '윈윈'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캐시슬라이드는 콘텐츠 제휴 이외에도 배달통, 애드투페이퍼와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이용자 유입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 마케팅제휴에 그치지 않고 투자나 인수를 통해 경영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함께 기업용 모바일 식권서비스 '식권대장(구 밀크)'를 운영하는 벤디스에 총 7억원을 투자했다.

식권대장은 기업에 최적화된 모바일 식대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우아한형제들은 자금투자 외에도 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벤처 1세대 투자 활성화

벤처 1세대들의 활발한 투자 또한 벤처 활성화의 주요 요소로 꼽힌다.

이미 잘 알려진 벤처캐피털인 다음카카오의 케이큐브벤처스를 비롯해 본엔젤스파트너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1세대 벤처창업가들의 손으로 세워졌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임지훈 대표는 업계에서 10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했다. 이후 케이큐브벤처스는 키즈노트, 핀콘 등 다양한 분야의 유망한 스타트업에 적극 지원했다.

보통 투자금액은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기업의 초기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학교육 스타트업 '비트루브'와 옴니채널 개인화 플랫폼 업체 '데이블'에 각각 8억원과 3억원을 투자했다.

네오위즈의 공동창업 멤버였던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는 지난 2008년, 본엔젤스를 설립하고 왕성한 스타트업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엔젤스가 투자한 회사들 중 다수가 성공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 중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은 월 900억원 매출, 1500만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본엔젤스는 투자 사후관리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스타트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패스트트랙아시아의 경우 박지웅 대표와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노정석 파이브락스 창업자가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 투자 이외에도 창업교육 프로그램인 '패스트캠퍼스'를 진행하면서 젊은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의 근본을 만들어주는 여러 장치 중 투자와 협업은 필수"라면서 "벤처 1세대의 지원과 스타트업 간 협업이 활성화되면 창업 활성화는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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