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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메르스 불황에 우는 관광업계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6 18:00

수정 2015.06.26 18:00

[여의도에서] 메르스 불황에 우는 관광업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여지지만 경제적 후유증은 심각하다. 수출 및 내수 부진의 이중고에 시달리던 우리 경제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동안 과도한 공포와 괴담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등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음식점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하면서 관광.호텔.항공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처럼 유통.관광.문화 등 서비스업체의 매출이 급감했다는 통계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로 인한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관광업계에선 지난해 7~8월 외국인 관광객 115만여명이 방한했지만 올해는 신규 모객이 전혀 없다고 하소연한다. 계속 손을 놓고 있다면 9~10월 이후에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항공업계도 항공편들이 많이 취소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로 들어오려고 해도 타고올 비행기가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우리 사회에 미칠 심리적 영향이 지난해 세월호 사태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모간스탠리는 메르스가 한달 내 진정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5%포인트 하락에 그치지만 3개월간 지속된다면 0.8%포인트나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번 사태가 석달간 지속되면 사회적비용이 20조원 이상 들어간다는 예측을 내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메르스 사태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다. 가뜩이나 저성장 우려 속에 메르스 파문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메르스 환자 증가세는 한풀 꺾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일은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안심할 수 없다. 정부가 이달 말까지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동안은 추가적으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선 감염자 관리와 방역을 강화해 질병 확산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와 함께 메르스로 인해 과도하게 위축되고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살려내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LG경제연구원도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둔화 리스크 방역도 시급' 보고서에서 향후 사태가 비교적 조기에 진정된다 하더라도 최소 1개 분기 정도에 걸쳐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 및 소비활동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염자 관리를 강화하고 방역을 강화함으로써 질병의 확산을 막고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이와 함께 우리 경제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경제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충격이 지속될 경우 수출부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다시 둔화됨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크게 약화되거나 성장률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메르스 불황'을 차단하고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3대 부문 10대 과제를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메르스나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은 언제든지 우리 사회의 보건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이후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혼선과 혼란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리하고 향후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문화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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