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정대균기자의 한국의 골프장 산책>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CC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1 09:25

수정 2015.07.01 09:28

브렝땅 9번홀 티잉그라운드서 바라본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CC 클럽하우스. 이 골프장은 명성산 등 빼어난 주변 경관을 배경으로 한국의 대표적 자연친화적 골프장 중 하나로 꼽힌다. 해발 420m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특히 여름 휴가철 골프지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브렝땅 9번홀 티잉그라운드서 바라본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CC 클럽하우스. 이 골프장은 명성산 등 빼어난 주변 경관을 배경으로 한국의 대표적 자연친화적 골프장 중 하나로 꼽힌다. 해발 420m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특히 여름 휴가철 골프지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포천(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사방을 둘러 봐도 첩첩이 산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마치 유럽 알프스 산맥의 휴양지 같아 목동들의 요들송이 금세 들릴 듯 하다.
언덕이라는 의미의 '몽(Mont)'과 푸르름을 일컫는 '베르(Vert)'의 합성어인 '몽베르'라는 이름은 바로 그렇게 해서 붙여졌다.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대유 몽베르CC(대표이사 류연진)다. 이 곳의 4계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닌 프랑스어인 브렝땅, 에떼, 오똔, 이베르인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는 해발 420m의 자연능선을 따라 조성된 36홀 코스 이름이기도 하다. 이를 능선을 기준으로 18홀씩 나누었을 때 북쪽은 북코스(브렝땅-에떼), 남쪽은 남코스(오똔-이베르)로 부른다.

물론 처음부터 이 골프장의 이름이 몽베르CC였던 것은 아니다. 산정호수CC였다가 나중에 개명한 것이다. 최초 소유주인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들이 두고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향과 가까운 이 곳에다 골프장을 만들었을 때는 산정호수CC였다. 인근에 1925년에 축조된 관개용 저수지 산정호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산정호수는 말그대로 산중에 묻혀있는 우물같은 호수다. 그래서 산정(山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6.25 이전에는 이 곳이 북한 땅이어서 김일성의 별장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그 터만 남아있는 상태다. 실향민들이 그 곳에 골프장을 만들기로 한 것은 두고온 고향과 지척인데다 이처럼 풍광이 수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골프장을 기준으로 북쪽에 있는 명성산(鳴聲山)을 빼놓을 수 없다. 가을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은 고려 건국 때 왕건에게 쫓긴 궁예의 말년을 슬퍼해 산새들이 슬피 울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부하였던 왕건에게 쫓기던 후고구려의 궁예가 후일을 도모하며 마지막 피신처로 삼았을 정도로 산세가 수려하다. 궁예가 부하들을 시켜 왕건이 쫓아 오는지 망을 보게 했다는 전설이 있는 망부봉의 비경도 빼놓을 수 없다. 골프장 남쪽으로는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느껴지는 관음산이 있어 평화로움을 더해준다.

몽베르CC는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서 조성된 우리나라의 대표적 자연친화형 골프장이다. 그래서 사시사철이 새로운 느낌이다. 개나리, 벚꽃, 철쭉, 영산홍, 아이리스, 금계국, 그리고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힘든 다양한 야생화가 만발한 봄철은 골프장 전체가 마치 거대한 식물원이다. 여름은 푸르름의 극치를 보여주는 숲의 향연, 가을은 두견새 피울음보다 더 진한 단풍이 압권이다. 겨울은 나목 사이로 민낯을 내민 기암괴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히 에떼 코스 9번홀에서 바라보는 망무봉의 만물상 전경이 단연 으뜸이다. 코스 전체적으로 잣나무와 소나무가 많아 라운드와 동시에 5시간 가량 피톤치드 샤워가 보장된다. 몽베르CC를 웰빙코스, 힐링코스로 부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해발 420m에 조성된 코스는 36홀 전체가 켄터키블루로 페어웨이를 조성했다. 따라서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주변의 푸르른 숲과 어우러져 더할나위 없이 시원한 느낌이다. 실제로 서울보다 섭씨 4~5도 가량 기온이 낮아 여름철 최고의 휴가 골프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산속에 자리 잡은 드넓은 정원에 온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남코스는 애버리지 골퍼를 위한 리조트형 코스로서 섬세함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다소 여성적 코스다. 반면 북코스는 자연지형과 전망을 최대한 살린데다 전장까지 길어 공략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남성적 코스다.

코스의 우수성은 한국의 10대 코스와 한국의 친환경 베스트 골프장에 선정된 것으로 충분히 평가되고도 남는다. 여기에 고객 중심의 눈높이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골퍼들이 꼭 찾고 싶은 골프장,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린피도 계절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다양하게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조금만 손품을 팔면 정상가의 반값으로 18홀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휴가철인 7월에 36홀 그린피 19만원(주중 기준)의 1박2일 최저가 이벤트를 실시하는데 이용해봄직하다.

주변에 평강식물원과 허브아일랜드, 철원팔경 중 철원 제일의 명승지로 꼽히는 고석정과 한탄강 상류의 순담계곡 등 관광지가 즐비해 가족 단위의 휴가지로도 제격이다. 숙박은 골프장내 골프텔과 골프장 초입에 있는 콘도를 이용하면 된다. 기대하지 않았던 '맛기행'의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상상의 새 알바트로스가 폰드의 물을 마시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앉는 듯한 형상의 클럽하우스 2층에 있는 100여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가 있는 장독대에서 나오는 음식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이 골프장 음식이 '로컬푸드'인 것은 직접 담근 간장과 된장으로 주재료인 포천, 철원의 청정 농산물을 요리해서다. 골프장 음식이 부담되면 주변 맛집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몽베르, 그 이름만 들어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데에는 이렇듯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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