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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그리스]안갯속 그리스...유로화 미래도 '불투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2 14:13

수정 2015.07.02 14:13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전망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단일통화인 유로화 가치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연내 '1유로=1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가 하면 그리스 위기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유로화 가치에는 크게 영향이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참에 유로화를 경제 체질에 따라 두 개로 쪼개 서로 다른 통화정책을 쓰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올 연말 유로화가 미국 달러와 등가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께 유로당 1달러로 유로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그리스 국민투표 소식에 유로화 가치가 오른 것은 넌센스"라면서 1년 뒤인 내년 7월께는 95센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리스 위기가 유로존 "주변부 국가로 전염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확대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리스는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로-달러 등가시대로 이르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QE로 돈이 많이 풀리면 돈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로화는 그리스의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도 강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다.

유로화 가치는 국민투표 계획이 알려진 뒤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9일 주말대비 2.4센트 내린 1.096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를 탔다.

1일에는 뉴욕시장에서 장중 1.115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인 끝에 1.1086달러에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수년간에 걸친 벼랑 끝 협상으로 시장은 계속해서 막판 타결을 기대하게 됐고, 국민투표 발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결국 유로화 하락 편에 서는 이는 거의 없었고, 심지어 유로존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그리스를 둘러싼 긴장 고조가 유로존에 비해 우월한 미 경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각인되지 못했다"면서 유로-달러 흐름은 조만간 역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계 금융사 노무라도 같은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욕 노무라의 글로벌 외환전략 책임자 옌스 노르드비그는 경제지표 개선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이지고 있다면서 유로 하락을 점쳤다.

맥쿼리 뉴욕의 글로벌 금리·외환전략가 티에리 위즈먼도 "시장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전망에 대한 소식을 계속해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리스 사태가 유로화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어서 유로화 가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리오리엔트 그룹의 데이비드 골드먼 전무는 "그리스 사태는 일회성 희극일 뿐 전염을 일으키는 비극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와 유로 움직임으로 볼 때 그리스 위기가 주변부로 전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면서 유로화 가치 역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주변부 전염 가능성을 우려했다면 스프레드가 벌어질 때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야 하지만 시장은 그 반대로 움직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마이애미 헤럴드 컬럼니스트인 프리다 기티스는 이날 CNN 기고문에서 스페인, 그리스 등의 실업률이 대공황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는 등 고통이 심각하다면서 그리스 사태는 유로 단일 통화의 부작용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해결책으로 '유로A, 유로B' 또는 '북유로, 남유로'처럼 유로를 2개로 쪼개 경제력이 비슷한 유로존끼리 따로 묶어 별개의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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