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 인물화로 유명한 김호석 작가(58)의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는 흐릿한 형상의 아들을 끌어안고 있는 어머니를 통해 그의 부재가 주는 슬픔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작가에 따르면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는 이른바 윤일병 사건을 계기로 그린 작품이다. 군대에 간 자식을 부둥켜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옛 작품에서 전사한 자식의 형상을 지워내는 작업을 통해 홀로 남은 어머니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한때 그림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림이 사회 속에 녹아들어가 작은 틈을 메웠으면 한다"면서 "처절한 슬픔이 긍정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슬프지만 슬픔을 극복하는 모습을 그림을 통해 찾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가 오는 6일부터 서울 안암동 고려대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제목을 '틈'이라고 정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의 틈은 결핍 또는 미완성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빠르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느껴지는 허전함과 결핍을 무의식적으로, 때론 강박적으로 채우고자 한다. 하지만 내게 틈은 충만의 공간이자 잉태의 공간이다. 틈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며, 또한 새로운 것들이 자라 채워질 빈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전시는 8월 16일까지.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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