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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삼성물산 기술개발실 이승창 부장 "7년 걸린 신기술 해외서도 주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6 18:10

수정 2015.07.06 18:10

[fn 이사람] 삼성물산 기술개발실 이승창 부장 "7년 걸린 신기술 해외서도 주목"

"삼성물산 기술개발실은 건설현장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특수부대입니다. 때로는 4개월에서 8개월씩 현장에 파견나가서 신공법을 적용하고, 건축공학적인 문제를 컨트롤하고 복귀하죠."

국내 시공능력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에는 구성원 65%가 박사급으로만 이뤄진 조직이 있다. 신기술 컨트롤타워인 기술개발실이 바로 그곳. 100여명의 건축(토목) 구조, 환경, 지반, 장비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건설 신기술 및 신공법을 개발하고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와 현장 특수기술 지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일 만난 이승창 부장(사진)은 삼성물산 기술개발실에서 유일하게 8년 연속 세계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국내 최초로 건설분야 인공지능(AI) 적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부장은 2004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딥러닝 개념의 인공신경망.인공 지진파 생성 등 그의 논문은 국내외 학자들의 인용 횟수만 약 270회에 달한다.


그런 그가 삼성물산에 입사하고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기술 개발과 현장의 조화였다.

이 부장이 가장 먼저 담당한 미션은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162층, 828m) 구조 해석. 그는 "부르즈 칼리파 수주를 위해 영입한 아메드 부사장의 요청으로 슬래브 시공 단계, 골조 시공 단계는 물론 매트 기초 수화열 해석을 직접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수십번의 오차를 수정하며 나온 결과가 미국에 의뢰한 수치와 같게 나오면서 삼성물산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부르즈 칼리파 수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가장 주목하는 신기술은 'GB 슬래브(slab)'라는 도넛형 2방향 중공 슬래브다. 개발부터 현장 적용까지 이 부장의 손을 거친 이 공법은 건물의 층을 구분하는 슬래브 안에 도넛 모양의 속이 빈 플라스틱 보형물을 채워 넣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건물 경량화 기술이다. 삼성물산이 특허를 보유한 'GB 슬래브'는 선진국이 원형으로 공간을 두는 것과 달리 중앙에 콘크리트 기둥을 하나 더 세울 수 있어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다. 게다가 무게가 줄어들며 슬래브 골조공사비는 10% 아끼고 과거 공법 대비 슬래브 두께가 30%가량 줄어 같은 높이라면 10~12층당 1개 층이 더 생기게 된다.

이 기술은 국내외 10건의 특허취득은 물론 건설신기술 695호로 지정 받았다. 현재는 삼성물산의 독자적인 신기술로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에 대안 설계로 적용해 프로젝트 수주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장은 "아무리 좋은 기술도 현장과의 소통이 없으면 적용할 수 없다"며 "마포 용강아파트, 성대 충신동기숙사, 신길 7차아파트 등 다수의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믿고 응원해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건설 분야에서의 실적은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조직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으로 'GB 슬래브'도 7년간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삼성이라서 가능했다. 회사가 세계 최고가 되면 구성원들도 세계 최고가 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건설연구는 연구개발(R&D)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결국 개발의 결과가 현장에 적용되고 이 결과가 다시 연구되고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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