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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硏, 스타트업 아이디어에 날개.. '창업공작소' 역할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7 18:07

수정 2015.07.07 18:07

연구개발 성과 공유 고가의 장비 지원 등 벤처 생태계 육성 온힘
산업현장과 소통 통해 연구진, 아이디어 얻기도

정부출연硏, 스타트업 아이디어에 날개.. '창업공작소' 역할

#. 신생 벤처기업인 아이포트폴리오는 최근 세계 최대 대학출판사인 옥스퍼드대 출판부의 파트너로 선정, 전자책 플랫폼인 '스핀들북스'를 공급하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지원으로 '어학교재의 듣기속도 조절'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룬 성과다. 당시 ETRI는 이 신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도 함께 지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중심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예비창업자의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체 '창업공작소'를 운영하는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나 벤처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출연연은 전문 지식은 물론 각종 연구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들도 보유하고 있어, 스타트업들의 성공 파트너 역할을 해낼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연연, 벤처 생태계 육성 나서

7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관련 학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정부 출연연들은 자신들의 연구개발(R&D) 성과나 보유 장비들이 창업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출연연 내 설계 전문사나 기계가공 전문가들이 직접 효율적인 시제품 제작을 돕는 등 각종 멘토링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단순 기술연구 기능만 담당하단 출연연들이 고급 기술과 인력, 장비를 활용해 스타트업 창업의 지원군 역할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출연연의 연구특성에 따라 내부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출연연의 중소기업 협력 예산 비율을 매년 늘리는 등 관련 정책도 강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의 성공모델, 출연연 지원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도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이다.

실리콘밸리 주변의 스탠퍼드대학이나 국립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 등은 정부의 R&D 예산으로 수준 높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 결과물을 기업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 중에는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하는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이 있으며, 최근 출연연들의 벤처 생태계 육성 움직임도 이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최근 미래부 산하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개별 연구소에서 이뤄지던 기술사업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공동 기술사업화전담조직(TLO)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연연 공동TLO는 법률, 변리, 가치평가, 기술거래 부문 전문가들이 상주해 각종 기술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25개 출연연의 기술사업화 프로그램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진들도 새 아이디어 얻어

미래부는 출연연 내부 전담 지원팀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의 수를 지난해 기준 3000개사에서 오는 2017년 5000개사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 기술이전 후 관련 연구 인력이 직접 상용화 단계까지 지원하는지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구글 등도 초기에는 정부나 주변 대학의 R&D 성과를 기반으로 탄생했다"며 "국내에서도 출연연 연구원들로부터 아이디어 구상부터 시제품 제작 지원 등을 받아 성공한 사례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구자들도 산업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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