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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K-푸드' 전도사 조인경 aT 과장 "김치·참치캔… 콜라처럼 세계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9 18:30

수정 2015.07.09 18:30

[fn 이사람] 'K-푸드' 전도사 조인경 aT 과장 "김치·참치캔… 콜라처럼 세계화"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는 이미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식품이 됐다. 지난 2013년 12월에는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우리 민족의 고유식품인 김치가 이처럼 세계적 음식이 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인경 과장(34·사진)도 그중 하나다. 중국인은 우리 김치를 '맵고 신기하다'는 의미로 '신치(辛奇)'라고 부른다. 코카콜라를 '가구가락(可口可樂)'이란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조 과장은 우리 김치를 중국인의 '신치'로 만든 공신 중 하나다.

2005년 aT에 입사한 그는 외국어 잘하는 직원이 많기로 소문난 aT에서도 중국어로 유명하다.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이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지난 5월 알리바바 티몰(Tmall) 한국관 개통식 사회를 본 그를 두고 현지인들이 "중국인으로 착각했다"고 혀를 내둘렀다는 건 알려진 일화다.

조 과장이 소위 '중국통'이 된 것은 지난 2010년 aT 내에선 여성 직원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지역 해외지사 근무직원으로 파견되면서부터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지만 상하이로 파견 간다는 소식에 주변에선 우려를 많이 했다. 여자인 데다 나이가 어리다는 편견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걱정이었다.

그는 "처음엔 중국기업 관계자들이 그런 이유로 홀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과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금도 흉터치료 연고인 '마데카솔'에 감사한다. "한국 마데카솔이 좋다더라"란 상하이 국영바이어의 말을 듣고 당장 마데카솔을 공수해왔고, 그것은 관계의 윤활유가 됐다.

그 덕분에 중국 교민에게 국한됐던 한국식품 시장이 현지로 확대됐다. 보폭을 넓힌 그는 상하이식품진출구유한공사와 국내 제조업체를 연결해 참치캔 대량 수출알선에 성공했다. 중국에서 '동원참치'를 만난다면 그건 조 과장 덕분이다. 중국 국영방송국 CCTV에 한식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는 데 성공했고, 상하이 르네상스 호텔에 최초로 현지 직영 한식당을 오픈시키기도 했다.

이 덕에 조 과장은 이례적으로 중국 파견기간을 연장받아 농산물 물류기지를 준비 중이던 칭다오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 그의 활약은 칭다오에서도 계속됐다. 산둥성 검역국 관계자를 직접 국내로 섭외해 최초로 농식품 통관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는 우리 식품기업이 중국 수출 시 어려움으로 꼽던 '성분표시 라벨'에 대한 규정 마련으로 이어졌다.

올해 2월 전남 나주의 aT 본사로 복귀한 그에게 지난 10년간의 직장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2010년 상하이 파견기간 우리 농식품의 중국 수출금액이 10억달러로 훌쩍 올라섰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농식품의 중국 수출금액은 12억달러에서 13억달러 내외 규모로 더 확대됐다.

다음 목표가 궁금했다.
그는 "세계에 퍼져 있는 화교들을 감안하면 우리 식품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은 광활하다"며 "세계 화교시장을 개척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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