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기적인 안목의 감염병 대책 필요

최근 한풀 꺾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열악한 학교 현장의 보건안전 실태를 그대로 드러냈다. 다행히 학생들의 대규모 감염 사태는 없었지만 한바탕 아수라장을 겪으며 제대로 된 보건안전 대책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줬다.

휴교령 등 학교현장 대책에 대한 인식차로 보건·교육 당국의 엇박자도 문제였지만 더 심각한 것은 기본적 보건의료 기기인 온도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학교 보건 현장의 '민낯'이었다.

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일선 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한 '메르스 현장의견 조사'를 보면 더욱 명확하다. "발열 체크를 하라면서 학급당 체온계 하나를 지급해주고 매일 체크하라니 말이 안 된다" "안전 책임을 학교로 미루는 관료적 행태는 고쳐져야 한다" "발열 온도, 마스크 착용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너무나 허술하다" "기본적인 발열 체크는 가정 역할이고, 학교가 모든 것을 다 책임져 줄 수는 없다" 등등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특히 교사들은 가장 큰 고충거리로 교육부와 각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각종 공문 처리를 지목했다. 학교에서 매일 매시간 발열 체크를 하라면서 제대로 된 온도계를 구입할 수 있는 교부금 처리는 미적거리고, 상시 마스크 착용 지시는 내려오지만 전국적 품귀 상태로 개별 학교에서는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는 실정 등이 그것이다.

전국적 휴업 사태 역시 뚜렷한 지침이나 규정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자율적 휴업'이라는 명목으로 선택을 학교장에게 떠넘겨버려 일부 학부모의 강력 주장에 학교가 휩쓸려야 했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교육부도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학생 감염병 대책팀'을 구성하고 상시 가동에 들어갔다.

학생 감염병 발생 추세는 2012년 3만6046명, 2013년 3만8993명에서 2014년 7만5116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인플루엔자, 유행성이하선염, 수두 등이 잇따라 유행한 바 있다.


감염병 등 학교보건안전은 '사후약방문'은 의미가 없다. 제대로 된 예방대책만이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첫발'을 뗀 교육부의 학생 감염병 대책이 보다 현장맞춤형, 장기적 정책이기를 기대해본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