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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진출 해외 방산업체도 카톡 노렸다...군사기밀 유출우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15 10:59

수정 2015.07.15 10:59

국내에 진출한 이스라엘 방위산업체에서도 카카오톡과 라인 등 국내 이용도가 높은 메신저 감청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다수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업무 내용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해당 방산업체의 메신저 내용 수집 프로그램 구매로 국내 주요 군사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방산업체는 최근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도 지원하는 등 국내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카톡 대화록 수집 요구

15일 이탈리아 해킹팀(Hacking Team)의 내부 e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5일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시스템즈 마케팅 담당자는 해킹팀에 감청 관련 프로그램 구매 의사를 전달하면서 감청 수집 요구 대상에 '주요 메신저들의 대화 내용'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언급된 메신저에는 카카오톡(Kakao Talk)과 라인(Line)이 포함돼있었다. 이외에도 블랙베리메신저(BBM), 왓츠앱, 스카이프, 페이스북, 트위터, 바이버, 텔레그램, 아이메시지의 대화내용도 수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같은달 23일 엘빗시스템즈 마케팅 담당자는 해킹팀에 e메일을 보내 자신이 속한 회사 소개와 더불어 "최근 우리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며 거래를 시도했다.

이후 제품 구매 의사를 밝히면서 메신저 내용 및 통화이력, e메일 내용, 위치정보, 휴대폰 운영체제(OS)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엘빗시스템즈 마케팅 담당자는 "우리의 기술과 당신 회사 제품을 우리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논의를 조속히 진행하고 싶다"고 전달했고 이후 양사는 미팅일정과 가격조율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선 이탈리아 해킹팀 밀라노 사무소에서 미팅을 가지기로 하는데 이어 기밀 유지협약서(NDA)를 작성하는 등 논의를 보다 구체화시켰다.

■해당 업체, 활발한 국내 활동

엘빗시스템즈는 지난 2013년 한국과 방산업체와 합작해 항공전자부품 업체를 차렸다. 이스라엘 방산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한 것이다.

한국형 헬기(KHP)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국산 경공격기 FA-50에도 항공전자장비를 공급했고 KFX 사업에도 지원하는 등 엘빗시스템즈는 국내에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엘빗시스템즈가 카카오톡 대화내용 수집기능을 갖춘 프로그램 구매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내 방산업계 및 군사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업무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일상화돼있다. 과거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수출 및 시운전 당시에도 관계자들은 카카오톡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회사에서 카카오톡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아직도 다수의 직원들이 업무 편의상 카카오톡을 이용한다"며 "국내에서 엘빗시스템즈의 활동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감청 프로그램 구매 의사를 보였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는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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