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르포] 한국 스텝 재단 지원 '에티오피아 MG 하옐롬 아라야 초등학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0 17:06

수정 2015.07.20 17:06

도서관 생긴 고마움에 현지 아이들 태극기 들고 애국가 합창
6·25전쟁 참전 인연으로 현지 35개 도서관 세워줘
윤병세 장관 직접 찾아가 "도서관이 기적으로 가는 사다리가 되길 바란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시내의 MG 하옐롬 아라야 초등학교 학생 및 학부모 등 관계자들이 도서관 개관식을 축하하며 한국에서 온 대표단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시내의 MG 하옐롬 아라야 초등학교 학생 및 학부모 등 관계자들이 도서관 개관식을 축하하며 한국에서 온 대표단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김유진 기자】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지난 13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시내의 MG 하옐롬 아라야 초등학교를 찾았다. 교문 밖에서부터 서툰 한국어로 우렁차게 부르는 애국가 소리가 들렸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뛰어들어가보니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들은 양 손에 태극기를 쥔 이 학교 학생들이었다.

한국의 작은 도움으로 이 학교 건물에 도서관이 하나 생겼다.
학교 안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고맙습니다 작은 도서관(Thank you small library)'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는 세계관광기구(UNWTO) 산하의 비영리법인인 스텝(ST-EP)재단의 도움 덕분에 가능했다. 스텝 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2007년 가나에서 2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 현재 20개국에 165개의 도서관을 세웠다. 이날 초등학교에 세워진 도서관은 에티오피아에 지어진 도서관 중 35번째다.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특별한 인연

이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직접 학교를 찾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르네 데카르트가 말하길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그 시대의 훌륭한 인물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면서 "이 도서관이 여러분에게 기적으로 가는 사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만난 도영심 스텝 재단이사장은 기자에게 "이곳 아이들이 굉장히 똑똑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찼다"면서 "보람 있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과 에티오피아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60여년 전 6·25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는 황실 정예부대인 1개 대대(훈련·대기 중 병력 포함 6037명)를 한국전에 파병했다. 이들은 1951년부터 1955년까지 5차례에 걸쳐 한국에 들어왔고 주로 화천과 문둥리, 금화 등 강원도 일대에서 전투에 나섰다.

그러다 안타깝게 전사한 장병이 122명에 이른다. 이들의 넋을 기리는 뜻에서 2006년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들어섰다. 이 기념비를 둘러싸고 122개의 위패가 설치됐다.

2013년 에티오피아항공은 한국과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며 서울과 아디스아바바 간 직항노선을 신설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부 대표들은 직항으로 운행하는 첫 비행기를 직접 타고 한국을 찾기도 했다.

■한국, 원조 수여국서 공여국으로

우리나라는 이 나라를 무·유상 통합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대상국으로 삼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 중 에티오피아에 가장 큰 규모의 무상원조를 해오고 있다. 1987년부터 2014년까지 총 1억4048만달러를 지원했다.

올해는 총 11개 프로젝트를 통해 1450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를 '1차 성장·변혁계획' 기간으로 정하고 특히 △보건·의료 서비스 △교육·인적자원 △농업 분야를 주요 과제로 선정한 만큼 우리 정부의 원조도 이 분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기초 보건서비스의 지역별 편차가 심하고, 가족계획이나 모자보건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보건의료 취약지역에서 적정출산율 유지를 위한 성·생식보건 캠페인 혹은 모성·영유아 사망률 감소 지원을 위한 모자보건 사업 등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6·25 참전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원사업도 있다. 특히 생활고를 겪고 있는 참전용사 후손에 대한 직업역량 배양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디스아바바의 참전용사촌 초등학교에서 음악교육 봉사를 하고 있는 임찬우 코이카 봉사단원은 현지에서 기자를 만나 "(참전용사 유가족 자녀) 대부분이 저소득층에 속해 있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의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기준으로 499억달러다.

에티오피아는 매년 약 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커피나 참깨, 금, 화훼 등을 수출해 연 30억달러를 벌고 원유와 밀, 차량, 의약품 등을 수입하는 데 120억달러를 쓴다.


우리나라는 무역협회 기준으로 지난해 에티오피아와 총 2억993만달러 규모의 교역을 했다.

july20@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