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소셜 시대 '십시일반'의 힘, 벤처창업 르네상스 열린다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6 17:26

수정 2015.07.26 22:26

누구나 창업하고 투자한다, 크라우드펀딩
다수의 후원·투자자 모여 콘텐츠 만들고 창업 도와
시행령 입법예고로 본격화 올 세계시장 344억弗 전망

소셜 시대 '십시일반'의 힘, 벤처창업 르네상스 열린다

"창업자에겐 자금을, 투자자에겐 투자 기회를."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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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금융위원회가 크라우드펀딩 관련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면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고착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창업 기업, 특히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경우 기대감은 더 크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초의 크라우드펀딩은 개인 대출형 서비스인 2005년 영국의 조파닷컴(www.zopa.com)이다. 당시는 P2P펀딩, 소셜펀딩 등의 용어로 불리다가 2008년 미국에서 최초의 후원형 플랫폼인 인디고고가 출범하면서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 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미국의 킥스타터가 2013년 한 해 총 300만명이 참여해 4억8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국내의 경우 초기엔 공연, 전시 및 음반 등 예술분야와 출판, 영화 제작 등 주로 문화 콘텐츠 분야가 주를 이뤘다. 이후 2012년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 추격형 경제 전략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창조경제를 첫 번째 국정 목표로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벤처·창업 생태계 선순환 방안(2013년 5월)'의 일환으로 크라우드펀딩 제도화가 포함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 역시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작년에 이어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규모는 지난 2011년 15억달러에서 2012년 27억달러, 2013년 61억달러로 증가했으며 작년엔 162억달러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올해엔 무려 344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은 지난 2011년 창업한 이후 '325개(2012년)→559개(2013년)→604개(2014년)'의 프로젝트를 각각 진행했으며 1149개의 프로젝트가 펀딩에 성공했다.

고용기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 회장은 "창업초기기업 또는 예비창업자,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가진 프로젝트 제안자 등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후원자 및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고, 조달받은 자금을 통해 개인 및 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어 자금 공급의 비활성화 시장을 건전하게 키워내는 장이 비로소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 시행은 내년부터다. 이에 올 하반기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 및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협의회도 협회로 격상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 엔젤투자자 A씨는 "이번 시행령을 보면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면서 "벤처 창업 생태계 구조가 한층 더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대표 B씨는 "한 스타트업 플랫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창업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창업자금'을 꼽은 응답이 전체의 40%를 기록했다. 그리고 정부 창업지원책의 문제점은 보여주기식 창업지원 사업이 많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면서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될 경우 보다 쉽게 창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스타트업 대표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2년차 스타트업의 한 대표이사는 "기존엔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너무 어려운 절차와 서류가 필요했다"며 "벤처캐피털(VC) 중심이던 국내 창업자금조달의 근간을 일반투자자 중심으로 옮기는 혁신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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