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빚에 멍든 청춘에게 처방전은 없나

"아프면 환자지 그게 청춘이냐."

청년 체감실업률 23%, 그나마 취업을 해도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평균 취업연령은 늘어나고, 취업을 해도 '쥐꼬리' 월급에 삶은 팍팍하다. 취업 전 학자금 대출을 이용해 정부에 빚을 진 청년이 2010년 7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152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1인당 빚도 525만원에서 704만원으로 커졌다.

경제학 시간에 '무언가를 포기하고 얻은 것의 가치'를 뜻하는 기회비용 개념을 배웠지만 청춘에겐 '해당사항 없음'이다. 연애, 결혼, 출산(3포세대)에 이어 인간관계, 내집 마련(5포세대)도 포기했지만 얻은 것은 아픔뿐이다.

경제활동 경험이 없는 대학생은 신용이 없거나 낮다. 급전이 필요하면 4~5%대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 대신 20~30%대 고금리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학생 저축은행 빚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 총액은 2012년 3249억원에서 2014년 2023억원으로 지난 3년 새 3분의 1가량 줄었다.

하지만 미덥지 않다. 업계에서는 통계에 잡히는 '대학생' 대출은 줄었지만 이들을 '무직자' 등으로 분류해 꼼수 대출을 집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신용회복위원회가 취급하는 대학생.청년 대상 고금리 전환대출 상품인 '햇살론' 이용자는 지난 분기에 전분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1·4분기 41억1700만원(626명)에서 2·4분기에 270억4900만원(6999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고금리 빚에 시달리는 대학생.청년이 많다는 방증이다. 신복위는 지난 4월부터 햇살론 전환대출 금리를 기존보다 더 낮췄다.

금감원은 '대학생.청년 고금리 대출이 줄었다'는 주장인데 신복위 자료는 '대학생 고금리 대출이 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금감원의 특수성 때문이다. 감독당국인 금감원이 대학생 대출을 자제하라고 지도하자 제2금융권이 이에 맞춰 자료를 만든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실태 파악이 가장 먼저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청년 대출 실태 파악을 제대로 하고 만병통치는 못해도, 아픈 청춘을 위해 긴급처방이라도 내려주길 기대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금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