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무성 "난 아직 대권주자 자격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31 17:54

수정 2015.07.31 17:54

대권행보 해석에 선 그어
반기문 유엔총장 예방때 북핵 등 남북관계 개선에 국제사회 협력 유도 당부

【 뉴욕(미국)=조지민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 등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에 뜻을 모았다.

미국 방문 중인 김 대표는 7월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예방하고 45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와 반 총장은 북한 핵은 물론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한·미 동맹 강화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란 핵협상이 이제 원만하게 해결되고 있는 만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두도록 총장께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반 총장은 "분단 70주년이자 유엔 창설 70주년이 되는 올해에 한반도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반 총장은 "그 과정에서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도 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 증대를 위한 국회의 지원을 김 대표에게 당부했다.


그는 "국회의 지원이 없으면 행정부처가 어려운데, 유엔도 마찬가지로 각 회원국의 지원이 없으면 어렵게 된다"면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기여금 증액을 위해 국내 정치권에서도 애써달라"고 김 대표에게 요청했다.

또 반 총장은 "한국이 앞으로도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국으로서 2020년까지 연 1000억달러의 기금을 효과적으로 모금하고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계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했다.

특히 이번 면담은 반 총장의 극진한 예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중 3분의 2 이상을 외국에서 보내는 반 총장이 일정을 조율했고, 총장 집무실에서 면담을 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이 한 나라의 지도자가 아닌 정당 대표를 만나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유엔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내년 말 퇴임하는 반 총장은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고, 김 대표도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성사 가능성이 점쳐질 때부터 대화 내용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국내 정치 문제도 논의했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김 대표 측은 국내 정치 관련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가 대권 행보라는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에 선을 그은 셈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대권에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대권주자의 자격이 없다"면서 "대권이라는 것은 그 시점에 국민의 소망에 맞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이어 그는 "보수우파가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면서 "보수우파가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목숨이라도 바칠 각오"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아직'이라는 표현을 써 대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아 여운을 남겼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정당 외교를 사실상 마무리짓고 이날 뉴욕으로 넘어와 현지 한인 언론들과 간담회를 했다.
새벽엔 뉴욕 수산물도매시장과 청과물시장에서 일하는 한인 동포들을 찾아 격려했다.

gmi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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