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롯데家 분쟁 점입가경] 日 롯데홀딩스 주총 안내장 발송.. 이르면 다음주 표대결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31 21:32

수정 2015.07.31 21:32

늦어도 이달 10일께 주총 안건은 명예회장 추대 통과땐 신격호 회장 퇴진 부결땐 신동주 경영 복귀
어제 입국한 신선호 사장 "신 총괄회장이 모든 결정"
신동빈 회장은 귀국 연기 일본서 우호세력 표 점검

한·일 통합 롯데그룹의 장남과 차남 간 경영권 분쟁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의 표대결로 결국 치닫고 있다. 주총 표대결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소송전까지 비화될 전망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주 롯데그룹 회장은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호세력을 모두 최대 3분의 2 가까이 확보했다고 비슷하게 주장해왔다.

■신동빈 대 반(反)신동빈…결국 표대결

7월 31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의 제사에 맞춰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자택으로 롯데 오너 일가가 집결했다.

이날 제사를 위해 일본에서 입국한 신 총괄회장 셋째동생 신선호 산사스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차남(신동빈 회장)에게 회사를 탈취당했다"면서 "후계자는 신동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남인 신 회장이 그룹 승계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결국 주총 표대결만 남게 됐다.


롯데그룹 오너일가에서 자칫 배척당할 위기에서 주총 승리를 하게 되면 신 회장은 기사회생이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주총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형제 간 소송전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장남과 차남의 지분은 엇비슷한 상황이다. 나머지는 광윤사가 30% 안팎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광윤사의 경우에도 두 형제가 29% 안팎으로 지분이 거의 비슷하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주주총회를 알리는 안내장을 주주들에게 최근 발송했다. 일본 회사법에선 주총 안내장은 보통 2주 전 발송이 원칙인데 비상장사는 1주일 전에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오는 10일 전후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주총 안건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 경영에서 사실상 물러나 퇴진하게 된다. 이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측근들로 일본 롯데홀딩스가 장악된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면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롯데가의 장손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복권이 가능해진다.

■신동빈 빠진 총수일가 가족회의

주총을 앞두고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들인 롯데그룹 오너일가도 이날 서울로 모두 모였다.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이번 모임이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인 신진수씨 제사를 위해 롯데그룹 오너일가족이 서울로 집결해, 최근 신동주·신동빈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킬 논의를 한 뒤 곧바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주 내로 열릴 주총에서 대주주들의 입장을 어떻게 모을지도 함께 의논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 모임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열렸다. 신 총괄회장은 거동이 불편한 데다 취재진 때문에 숙소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제사를 모시는 자리에 일가족이 참여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눈다는 점에서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가족회의도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일본에서 표점검

신동빈 회장은 당초 이날 예약했던 항공편을 취소하고 귀국일정을 연기했다. 따라서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평소에도 종교.철학적인 이유로 제사에 참석하지 않아 왔다는 게 롯데그룹의 전언이다.

신 회장이 귀국을 연기함에 따라 제사를 계기로 한 가족회의는 '반(反)신동빈' 전선으로 흘러갈 개연성이 있다.
참석자들 상당수가 최근 신 전 부회장의 '1일 천하' 쿠데타에 가담한 인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사장과 함께 일본에 갔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이번 가족모임에서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체류 중인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과 표대결을 펼칠 것에 대비해 일본 롯데의 이사와 주주를 관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병훈 박세인 기자 최미랑 수습기자

fnSurvey